무술감독 정두홍, 액션 배우로 컴백 “연기 부담, 그럼에도 도전”

입력 2019-07-08 21:07 수정 2019-07-10 18:09

“무술감독이라는 위치에 머물고 싶지 않았습니다. 배우로서 열심히 한번 해보자는 생각으로 도전했는데, 역시 제 연기를 보는 게 불편하더라고요(웃음). 액션 연습을 하듯이 연기 연습을 했으면 좀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렸을 텐데, 후회가 많습니다.”

한국 영화계를 대표하는 무술감독 정두홍(53·사진)이 배우로서 관객 앞에 섰다. 카메오가 아닌 주연으로 참여한 건 스크린 데뷔작 ‘짝패’(2006) 이후 13년 만이다. 영화 ‘난폭한 기록’으로 돌아온 정두홍은 8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겸손한 소감을 쏟아냈다.

“연기를 배워보려 몸부림쳐보기도 했는데 힘들더라고요. 연기 선생님을 찾아갔다 도망 나온 적도 있어요. 관객들이 보실 때 불편하지 않으시도록 더 노력하겠습니다.”

‘난폭한 기록’은 머리에 칼날이 박힌 채 살아가는 전직형사 기만(정두홍)이 자신에게 몹쓸 짓을 한 마약조직 보스에게 복수하는 과정을 그린 범죄 액션물이다. 자극적인 취재거리를 찾던 프리랜서 VJ 국현(류덕환)이 기만의 복수를 기록하겠다고 제안하며 두 사람은 동행 취재를 시작한다. 정두홍은 17대 1 격투를 비롯해 맨손으로 펼치는 화려한 액션을 선보인다.

정두홍은 “솔직히 ‘짝패’ 이후 연기는 더 이상 하고 싶지 않았다”며 “하지만 류덕환이 출연한다는 얘기를 듣고 ‘숨을 데가 있겠구나’ 싶어 합류하게 됐다. 류덕환 덕분에 행복하게 찍었다”고 털어놨다.

본인이 이끌고 있는 ‘서울액션스쿨’의 이름으로 제작에까지 참여했다. 국산 액션 발전을 위해 이바지하고 싶다는 마음에서였다. 정두홍은 “우리나라는 액션배우라고 불릴 만한 배우가 없다. 그런 배우들을 많이 배출해내고 성장시키고 싶다. 그것이 저의 마지막 목표”라고 말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