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라운드를 진행하는 프로축구 K리그1은 지난 주말 19라운드를 마치며 반환점을 돌았다. 우승 경쟁은 전북 현대·울산 현대·FC 서울의 3파전으로 일찌감치 압축된 상태다. 희망만 가득해 보이는 세 팀이지만 자칫 전력 약화를 가져올 고민거리도 없지 않다. 이를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후반기 우승 경쟁의 향방을 가를 전망이다.
전북은 김신욱의 공백 해소가 발등의 불이 됐다. 김신욱은 지난 5일 상하이 선화 감독으로 취임한 최강희 전 감독을 따라 중국 무대 진출이 유력하다. 김신욱은 9골로 리그 득점 2위를 기록 중인 공격의 중추다.
문제는 올 시즌 상대적으로 부진한 이동국(리그 5골 1도움) 외에 김신욱을 대신할 선수가 딱히 없다는 점이다. 외국인 선수인 이비니·티아고가 부진하고 아드리아노는 부상으로 사실상 시즌 아웃됐다. 70억원 이상으로 거론되는 김신욱의 이적료로 알짜배기 공격수를 서둘러 마련해야 하는게 전북의 과제가 됐다.
울산은 골잡이 주니오의 기복이 아쉽다. 주니오는 6일 인천 유나이티드전에서 득점하기까지 두 달 넘게 골 가뭄에 시달렸다. 시즌 초반 득점 선두를 이어오던 폼이 급격히 저하된 것이다. 대안으로 나온 주민규가 리그 1골 1도움에 그치고 있어 확실한 골잡이의 부재가 문제로 지적된다.
홈경기장이 바뀐 것도 변수다. 울산은 6일 경기부터 전반기 내내 홈으로 사용하던 문수축구경기장을 떠나 울산종합운동장으로 옮겼다. 변화된 시설과 분위기에 빠르게 적응해야 하는 과제를 떠안았다.
서울은 팀 안팎으로 어수선한 상태다. ‘득점 선두’ 페시치(9골)가 오른쪽 새끼발가락을 골절당해 6주간 경기에 나설 수 없다. 오스마르도 코뼈가 부러진 상태로 6일 강원 FC와의 경기에 출전해야 했다. 3강 중 스쿼드가 가장 얇은 서울로선 중심선수들의 부상이 골칫거리다.
판정 특혜 논란은 심리적 악재다. 지난달 30일 울산전에서 서울 김원식의 핸드볼 파울이 비디오판독(VAR)을 거치고도 파울로 선언되지 않았다. 그런데 경기 뒤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이를 오심으로 인정하며 논란이 불거졌다. 6일 강원 FC와의 경기에서도 논란은 이어졌다. 조영욱의 동점골 과정에서 오스마르의 파울 의심 행위가 있었음에도 VAR 시행 후 골이 그대로 인정됐다. 최용수 감독이 “잠을 못 잘 정도로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토로한 것처럼 서울은 외부의 비판에 따른 심리적 위축 극복이 절실한 상태다.
세 팀은 오는 14일 전북과 울산의 경기를 시작으로 후반기 맞대결 일정에 돌입한다. 20일 서울과 전북, 30일 울산과 서울의 혈투가 예정돼 있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