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전문의약품에 대해 아십니까? 간단히 말씀드리면 개인적으로는 절대 구입할 수 없고 오로지 처방전에 의해서만 구입할 수 있는 의약품이 전문의약품입니다. 이러한 전문의약품은 국민 건강과 생명을 지키는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정부가 품목마다 가격도 정하고 허가부터 생산 유통 안전사용까지 강력한 통제력을 통해 관리하는 대상입니다.
그런데 이런 전문의약품을 관리하고 조제 투약하는 약국에서는 구입하는 품목과 수량을 독자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게 하나도 없습니다. 병의원에서 발행하는 처방전을 보고 구입품목을 결정하고, 사용량을 미루어 짐작해서 구입을 하고 있습니다. 보통 일반 소매점이라면 자신이 판매할 상품을 선택하고 수량도 정하고 혹 재고가 생기면 묶음판매로, 사은품으로, 그도 아니면 주변에 나눠주던가, 스스로 소비할 수 있지만, 전문의약품은 그럴 수 없습니다. 전문의약품은 철저히 처방전에 의해서만 소비될 수 있으며 약사본인이 임의로 사용해도 위법이기 때문입니다. 그만큼 전문의약품이 허투루 쓸 수 없는 관리체계를 가지고 있다는 의미이겠죠.
현재 우리나라 약국은 처방전에 의한 조제 시 약값에 상관없이 오로지 조제료만 건강보험공단에서 지급하는 이익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많은 국민이 의아해 하겠지만 본인이 약값을 만원을 내든, 백만원을 내든 똑같이 한달 분이면 한 달분 조제료 만 몇 천원만 약국이익으로 발생한다는 사실을 아는 국민은 얼마 안 계실 겁니다.
그리고 본인부담금은 대부분의 환자분들이 카드로 결제를 하고 있습니다. 당연히 국민의 편의성을 위해 카드사용에 불편이 없어야 합니다. 그런데 특수약의 경우는 본인부담금이 백만원일 때 조제료 만 몇 천원보다 카드수수료가 더 많은 경우들도 있습니다.
이러한 의약품 관리상황과 이익구조 속에서 현재 약국은 처방으로 사용되다가 남은 전문의약품의 처리문제, 마진이 없는 전문의약품에 대한 카드 수수료 문제 등 모든 문제를 떠안고, 불이익을 감내하고 있는 것입니다. 반면 정부는 알면서도 모르쇠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의약분업이 된지 20년이 다 되어 가고 있습니다. 이제는 20년을 뒤돌아다보고, 분업정신도 다시 한 번 체크해보고 잘못된 부분들은 하나하나 점검하고 고쳐나가야 할 때가 됐습니다. 정부와 우리사회는 전문의약품의 효율적이고 안정적인 사용 환경조성을 위해 책임분담이 필요하며, 발전적인 의약품 사용을 위해 최선을 다 해야 할 것입니다.
김동근 대한약사회 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