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분변경 모델이 출시될 때 대개 그렇듯 기아자동차의 준대형 세단 ‘K7 프리미어’의 출시 계획이 나왔을 때도 대중의 반응은 엇갈렸다. “3년만에 바뀌면 얼마나 바뀌었겠어”라며 그다지 기대를 보이지 않는 사람들, “뭘 바꿨길래”하고 궁금해하는 사람들. 제조사의 목표는 이들의 예상을 뛰어넘는 것이다.
지난달 27일 파주에서 남양주를 오가는 170㎞ 구간을 K7 프리미어와 함께 달려봤다. 처음 느낀 건 정숙성이다. 모든 창에 이중접합 차음유리를 적용한 신차는 기존 모델과 비교했을 때 외부 소음을 잘 차단해줬고 진동도 줄어들었다. 차로유지보조(LFA) 기능은 안정적으로 구현돼 곡선 구간에 진입해도 스티어링 휠을 운전자가 굳이 제어할 필요가 없는 느낌이었다.
기아차 최초 차세대 엔진인 스마트스트림 G2.5 GDi를 적용한 2.5 가솔린 모델의 경우 8단 자동변속기와의 조화를 통해 최고출력 198마력(ps), 최대토크 25.3㎏f·m에 복합연비 11.9㎞/ℓ(17인치 타이어 기준)를 달성했다.
터널로 진입하자 자동으로 창문이 닫히고 공조시스템이 내기 모드로 전환됐다. 이는 내비게이션과 연동되는 ‘외부공기 유입방지 제어’ 기술로 국산 동급 최초로 적용된 것이다. K7 프리미어에는 차량과 집을 쌍방향으로 연결하는 카투홈·홈투카 기능도 국내 최초로 동시에 적용됐다.
사실 주행을 시작하기에 앞서 살펴본 건 내·외장 디자인이다. 기존 K7의 디자인에서 어떤 변화를 줬을지 궁금했던 탓이다. 전면부의 라디에이터 그릴은 커졌고, K7의 상징이었던 제트 라인 LED 주간주행등(DRL)은 라디에이터 그릴의 테두리에서부터 헤드램프 하단으로 이어지는 새로운 형태로 바뀌었다. 후면부엔 좌우의 리어램프와 연결되는 긴 바(bar) 형태의 라이팅 디자인이 적용됐다. 좌우를 가로지르는 바 안에서 간격을 두고 점점 짧아지는 형태의 독창적인 라이팅은 밝은 곳에선 다소 밋밋해보였지만 어두운 터널 안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실내는 기존 모델의 장점을 계승했다. 깔끔한 수평형 레이아웃과 고급스런 소재, 편의 장치는 흠잡을 데 없었지만 이전 모델의 클래식한 감성이 다소 사라진 느낌은 아쉬웠다. 원형 모양의 아날로그 시계가 사라진 것을 허전해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무엇보다 반가웠던 건 보기에도 시원해진 12.3인치 대화면 AVN이다. 12.3인치 풀컬러 TFT LCD 클러스터에는 운전 중 방향 지시등을 켜면 해당 방향의 후측방 영상이 나타나는 후측방 모니터(BVM) 시스템이 적용됐다.
임세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