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닉슨-마오처럼… 트럼프-김정은 새 길 개척”

입력 2019-07-05 04:02

미국의 뉴욕타임스(NYT)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판문점 회동을 1972년 당시 리처드 닉슨 미 대통령과 마오쩌둥 중국 주석 간의 만남에 비유했다. NYT는 닉슨 대통령과 마오쩌둥 주석의 회동이 미·중 화해의 물꼬를 튼 것처럼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만남이 북한의 변화를 몰고 올 중대한 전환점이 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NYT는 3일(현지시간) ‘미국의 대화가 김(위원장)에게 북한의 미래를 위한 새로운 미래를 엿보게 한다’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NYT는 “두 지도자(닉슨·마오쩌둥)는 당시 새로운 길을 설정한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그 길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에 대해서는 거의 알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두 정상 간의 만남이 미·중 관계에 획기적인 변화를 이끈 것을 강조한 셈이다.

NYT는 “이번에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위원장)의 차례”라면서 “닉슨 대통령과 마오쩌둥 주석의 경우처럼 북·미의 지도자들은 그들의 실험이 어디로 나아갈지를 알지 못한다”고 평했다. 북·미 비핵화 협상 결과에 상관없이 판문점 회동이 향후 엄청난 역사적 의미를 가질 수 있다는 점을 언급한 것이다.

NYT는 “북핵과 관련한 합의에 도달하지 않더라도 두 사람(트럼프·김정은)은 서로 원한다고 밝혀왔던 관계를 형성하는 길로 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NYT는 또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할 것으로 보는 사람은 거의 없지만 북한의 경제와 외교적 자세는 이미 변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NYT는 대북 전문가와 전직 미 정보기관 관계자, 국제관계 학자 등을 거론하면서 “확고한 예측은 불가능하지만 북한이 한때는 닫혀 있었던 가능성을 열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NYT는 북한 경제와 관련해 김 위원장이 집권 초기 내세웠던 ‘핵·경제 병진 노선’을 과감히 접고 ‘경제건설 총력집중’ 노선을 대내외에 선언한 것에 대해 의미를 부여했다.

NYT는 그러면서도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판문점 회동이 어떤 역사적 결과를 낼지는 북한 비핵화 협상이 최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NYT는 “세계 무대에서 북한의 지위가 변화하면서 김 위원장은 그의 새로운 지위를 시험하고 있다”면서 “북한 전문가들 사이에선 김 위원장이 최악의 행동을 할지, 아니면 그가 충돌의 위험을 줄이면서 다른 방향으로 북한을 인도할지 여부에 의견이 갈리고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