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의 주를 만난 사람들] 빚·장애 로 절망하던 청년시절 건강과 돈에 대한 염려 사라져

입력 2019-07-08 00:07

고2 때 신앙생활을 시작했다. 거부감 없이 성경이 잘 믿어졌고 수련회 때 오랜 허리 통증이 말끔히 사라지는 기쁨도 체험했다. 재수하고 대입 면접시험 날, 눈으로 길이 막혀 면접이 끝난 후 도착했다. 부모님에 대한 죄송함과 내 인생 끝이라는 절망감에 미친 사람처럼 울며 영등포역에 도착했을 때, 어떤 사람이 준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라는 전도지의 말씀을 읽는 순간 온 세상 빛이 가슴에 쏟아져 들어오는 황홀함에 나도 모르게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이 길이 내가 가야 될 길이구나.’ 그렇게 결단하고 신학대학 원서를 사 들고 집으로 내려갔다.

부모님의 엄청난 분노에 결국 일반 대학을 졸업하고 신학대학원으로 가기로 했다. 그러나 대학 졸업 후 신학대학원 시험에 떨어지고 말았다. 딱 3년 후에 신학을 하리라고 다짐하며 회사에 들어갔다. 입사 후 선교대학원에 들어갔지만 회사 일과 병행이 힘들어 휴학했다. 결혼하고 회사에서 승진도 하니 복학하는 것을 점점 미루게 됐다. 마음에는 늘 짐으로 남았다.

그러다 형님의 사업 보증을 서다 하루아침에 전 재산이 날아가고 빚까지 졌다. 월급으로는 빚 감당이 안 되어 회사를 정리하고 사업을 시작했다. 급한 마음에 주식에 손을 대면서 더 깊은 수렁으로 빠졌고 카드를 돌려막는 스트레스에 결국 뇌출혈로 쓰러졌다. 의사는 살 가망이 없다고 했지만 기적적으로 의식을 찾으니 감사와 회개의 눈물만 나왔다. 비록 장애의 몸이 되었지만 내 남은 삶은 오직 주님을 위해서 살겠다고 굳게 다짐했다.

그러나 장애의 절망감, 사역에 대한 두려움, 빚에 대한 부담 등 많은 핑곗거리가 생겨 신학을 접었고 매일매일 답이 없는 현실은 나를 더욱 힘들게 했다. 다시 마음을 가다듬고 인생을 올인 할 교회를 찾다가 춘천한마음교회 예배에 참석했다. 예배는 너무 뜨겁고 좋았다. 목사님이 전하는 부활이 신선했지만 ‘왜 다 아는 부활을 저렇게 반복하여 말씀하실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부활 없이도 쉽게 믿어지는데 왜 굳이 부활이라는 증거로 믿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증거가 있어야 생기는 믿음은 왠지 믿음 같지 않았다.

이런 나를 보고 한 자매는 “생각으로 믿어졌기에 생각이 바뀌면 믿을 수 없게 되는 거 아니냐?”고 되물었다. 곰곰이 생각하니 자매의 말이 옳았다. 생각과 느낌, 감정과 체험 등의 믿음은 그것이 사라지면 모든 것이 무너진다. 그래서 어떤 상황에도 흔들리지 않는 확실한 증거는 꼭 필요했다. 그때 목사님이 강조하는 부활과 내가 알고 있는 부활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 심각하게 고민하며 복음서를 읽다가 예수님이 부활하신 몸으로 제자들 앞에 직접 나타났는데도 의심하는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다. “어떻게 이렇게 믿지 못했지?” 정말 충격이었다. 수많은 기적을 보고도 죽음 앞에 도망갔던 제자들의 신앙에 대한 의문의 답은 부활에 있었다.

바로 내가 보였다. ‘나는 어떻게 그렇게 쉽게 믿게 되었을까?’ 내 믿음은 부활에 대해서 아는 것일 뿐이었다. 바로 하나님 앞에 엎드렸고 성령께서 예수님의 부활이 내게도 실제의 믿음이 되게 해 주셨다. ‘예수님! 정말 부활하셨군요. 당신은 나의 주! 나의 하나님이십니다’라는 고백과 함께 예수님을 내 마음의 진짜 주인으로 모셨다.

내 인생 전체가 주님의 것이 되니 건강과 물질에 대한 염려가 말끔히 사라졌다. 예수님을 마음에 주인으로 모신 사람은 모두가 사명자이고 전 신자가 사역자이니 신학 공부에 대한 생각 또한 완전히 바뀌었다. 지금 내가 섬기고 있는 작은 교회 지체들도 모두 부활의 증인이요, 전 신자 사역자로 든든히 세워져 가고 있다. 뇌출혈로 몸은 계속 불편하지만 내 삶은 예수님 한 분만으로 너무 행복하다.

성승배 집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