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지방시대] 파주 ‘통일동산 관광특구’ 지정… 한반도 평화 관광 중심지 도약

입력 2019-07-04 18:17 수정 2019-07-04 23:49
경기도 파주시 통일동산 인근 헤이리마을 전경. 통일동산 일대가 관광특구로 지정되면서 파주가 한반도 평화관광 중심지로 도약할 기회를 맞았다. 파주시 제공

지난달 29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경기도 파주시 소재 판문점을 방문해 남·북·미 정상회동이 이뤄지면서 파주시로 전 세계의 이목이 쏠렸다. 싱가포르 센토사 섬이 지난해 6월 열린 북·미 정상회담 이후 세계적 관광명소로 급부상했듯 파주도 이번 남·북·미 정상회동으로 세계인의 ‘핫 플레이스’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그런 파주가 ‘통일동산 관광특구’로 지정되면서, 다시 한번 ‘한반도평화 관광’의 중심지로 도약할 날개를 달게 됐다. 1990년 통일동산이 만들어진 지 29년만의 경사인 셈이다.


시당국은 통일동산에 국내외 관광객을 사로잡기 위한 분야별 다양한 활성화 정책을 펼칠 계획이다. 관광특구 지정 지역에는 탄현면 오두산 통일전망대와 헤이리마을, 맛고을, 프로방스, 프리미엄아울렛, 카트랜드 등이 있어 이미 다양한 관광콘텐츠를 갖추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도 연간 20만명 넘게 방문하고 있다.

통일동산은 경기도 접경지역 최초의 관광특구라는 특별한 의미도 가진다. 관광특구는 현재 전국 31개로 경기도에는 동두천, 평택, 고양, 수원 등 4곳이 지정돼 있다. 통일동산은 성동리와 법흥리 일대 약 300만㎡ 규모다.

파주시는 지난 2015년 타당성 용역을 시작으로 주민설명회, 관광특구 지정 용역 등을 거쳐 2017년 경기도에 특구지정을 신청했고 마침내 통일동산을 관광특구로 지정받았다. 시는 통일동산 일대 활성화로 특구 내 다양한 볼거리, 먹을거리, 즐길 거리가 생겨나면 국내외 관광객이 더욱 늘어나고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통일동산 활성화를 위해 관광안내소 1곳을 새롭게 설치하고 다국어 종합관광안내판 2곳 및 안내간판 3곳을 설치했다. 관광특구 가이드북 3000부 제작과 무료 공공와이파이 7곳 설치 등 편의시설을 정비한다. 또 관광체계 매뉴얼 및 관광 정보 표준화, 연계 콘텐츠 및 주변 지역 연계 관광코스 개발, 외국어 관광안내사 양성 배치 등 관광의 편의를 돕는 다양한 방안도 계획하고 있다.

통일동산 내 현재 추진 중인 파주장단콩웰빙마루 조성사업도 시민자문단과 함께 추진해 관광특구 연계 콘텐츠로 개발한다. 파주장단콩웰빙마루는 파주 특산물인 파주장단콩을 테마로 생산·가공·유통·판매와 체험·관광·문화가 어우러진 6차 산업을 육성하는 것으로 이달말쯤 설계를 완료하고 오는 9월 공사를 시작해 2021년 3월 준공을 목표로 추진 중이다.

통일동산대 통일전망대. 파주시 제공

다양한 관광명소도 통일동산 관광특구의 자랑이다. 한반도에 남북 평화의 바람이 불며 젊은 세대들까지 새롭게 관심을 갖기 시작한 오두산 통일전망대는 벚꽃 명소로 알려져 있다. 오두산 통일전망대는 주차장에서 전망대까지 이어지는 500m 구간에 25년 이상 된 150그루의 벚나무가 식재돼 있어 벚꽃이 만개하는 봄철이면 커플부터 가족 단위 방문객들이 찾고 있다.

파주시 대표 나들이 코스인 헤이리예술마을은 국내 최대 규모의 예술마을로 약 49만5868㎡ 규모다. 파주에서 전해져 오는 전래농요인 헤이리 소리에서 마을 이름을 따왔다. 미술가, 음악가, 작가, 건축가 등 380여명의 예술·문화인들이 회원으로 참여해 만들어졌다.

파주시 프리미엄아울렛. 파주시 제공

헤이리예술마을 인근에는 체인지업캠퍼스(구 경기영어마을)와 프로방스, 신세계프리미엄아울렛 등이 위치해있어 쇼핑과 문화, 식사를 한 번에 즐길 수 있다. 엠넷의 ‘프로듀스 101’ 촬영장소인 한류트레이닝센터가 있는 체인지업캠퍼스는 광고, 뮤직비디오, 드라마, 예능프로그램 등의 촬영지로 알려져 있다. 특히 지난해부터 입장료를 무료로 변경하며 관광객의 유입이 더욱 늘고 있다.

헤이리예술마을과 함께 한국관광 100선에 선정된 임진각평화누리공원은 매년 파주시 전체 관광객의 65%, 50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방문하는 대표 관광명소다. 전망시설인 임진각과 평화의 종, 평화누리 야외공연장, 바람의 언덕 등이 마련돼 있고, 한국전쟁의 상흔을 나타내는 자유의 다리와 장단역 증기기관차도 만날 수 있다. 파주시는 올해 말까지 임진각관광지 내 면적 6605㎡ 규모의 한반도 생태평화 종합관광센터와 전망대 2곳을 포함한 곤돌라를 설치할 계획이다.

아시아 최대 규모의 콘텐츠월드도 국내 최초로 조성된다. 파주시와 CJ ENM은 지난달 통일동산지구 특별계획구역 내 ‘CJ ENM 콘텐츠월드’ 조성을 위한 상생협약을 체결했다. 콘텐츠 제작과 체험, 관광이 결합한 복합문화시설로 축구장 32개 크기인 21만3000㎡ 규모에 달하는 콘텐츠 월드를 구상 중이다. 2023년 준공을 목표로 올해 공사에 들어간다.

이곳에는 대단위 스튜디오, 특수촬영 스튜디오, 상설 스튜디오, 체험관광시설, 야외 오픈세트 등이 설치된다. 사업에 투입되는 공사비와 향후 10년간 제작비 등을 고려하면 2만1000여명의 일자리 창출과 2조2000억원의 생산유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또한 연간 25만명의 유동인구와 120만명 이상의 국내외 관광객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돼 관광수요 창출은 물론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전망이다.

이밖에도 시는 관광객 수요에 맞춰 통일동산 관광특구 맞춤형 버스를 7월부터 운영하고, 성동리 일원의 건축 규제 완화를 통해 미조성된 부지에 대한 개발을 유도할 계획이다.

최종환 파주시장이 지난 5월 헤이리마을 갈대광장공원에서 열린 ‘관광특구 지정 축하 작은음악회’에서 인사말을 하는 모습. 파주시 제공

최종환 파주시장은 “민족분단의 실상을 이해하고 통일의 의지를 새롭게 가다듬기 위해 마련된 통일동산지구가 관광특구로 지정돼 한반도 평화관광 중심지로 파주가 더욱 발전하게 됐다”며 “통일동산과 인접한 한강 지역에 오두산 평화·생태 철책 탐방로 조성, 반석 나루터 옛 포구 및 뱃길 복원, 한강 하구와 공릉천 변 생태습지 체험장 개발 등 관광 자원화도 준비하고 있어 연계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최종환 파주시장
“관광객들 쉬어갈 수 있는 호텔·콘도 등 숙박시설 확대 필요”



최종환 경기도 파주시장(사진)은 민선 7기 취임 불과 1년만에 통일동산 관광특구 지정, CJ ENM 콘텐츠월드 유치 등 파주시 관광산업 발전의 원동력이 될 굵직한 사업들을 이뤄냈다. 최 시장은 “경기도 접경지역 최초 관광특구로 지정된 것으로 파주시 관광산업의 큰 발전과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 시장은 2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관광특구 지정으로 탄현 통일동산 일대에 많은 지원이 가능하게 됐다”며 “관광객 유치를 위한 규제도 완화되고 재정지원도 가능하다. 볼거리 먹거리를 더 풍성하게 마련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됐다”고 했다.

관광특구 지정으로 옥외광고물 표시 및 설치·신고 기준과 야외전시시설, 촬영시설 가설 건축물 규정이 완화된다. 일반·휴게 음식점 영업의 옥외영업이 허용된다. 건축법, 식품위생법 등의 규제로부터 훨씬 자유로워지는 셈이다.

최 시장은 “관광진흥개발기금에 의한 보조금이 지원되는데 이를 관광특구 내 문화·체육·숙박·상가시설을 현대화하는 데 활용할 것”이라며 “이는 관광객을 유치하는 선순환으로 작용해 파주시 관광산업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파주시는 통일동산 관광특구 지정에 힘입어 파주 관광 활성화를 위해 인접해 있는 한강지역도 관광 자원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최 시장은 지난 4월 ‘한강하구 평화적 활용을 위한 포럼’에서는 오두산 평화·생태 철책 탐방로 조성, 반석 나루터 옛 포구 및 뱃길 복원, 한강 하구와 공릉천 변 생태 습지 체험장 개발 등의 구상을 밝힌 바 있다.

그는 “관광특구 여러 곳에 산적한 역사문화 유적, 오염되지 않고 자연이 살아 숨 쉬는 생태, 남북평화와 안보 등을 한 축으로 연결하려고 한다”며 “통일동산 관광특구와 파주 전역에 산재한 역사문화유적 관광지, 생태관광지, 평화안보 관광지를 연계하는 관광벨트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또 통일동산 일대 300만㎡ 이외에도 주변으로 더 확대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최 시장은 “통일동산 관광특구 지정과 더불어 CJ ENM 콘텐츠 월드 유치 등으로 관광객들이 쉬어갈 수 있는 호텔, 콘도 등 숙박시설의 확대가 필요하다”며 “관광특구 지정 구역을 확대하고 이곳에 호텔과 콘도 등을 개발 진행 상황에 맞춰 점진적으로 확대하려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파주=박재구 기자 park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