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계가 3일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안 최초 요구안으로 시급 8000원을 내놨다. 이미 전날 노동계가 1만원을 내놓은 상황에서 금액 차이가 너무 커 최저임금이 확정되기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최저임금위원회는 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제8차 전원회의를 열었다. 회의에서 경영계 측인 사용자위원은 내년도 최저임금 최초 요구안으로 올해(8350원)보다 4.2% 적은 8000원을 제출했다. 사용자 측이 마이너스 인상률을 제시한 것은 2009년(-5.8%) 이후 10년 만에 처음이다.
사용자위원 측은 올해 최저임금의 대폭 인상으로 고용지표 악화, 영세 자영업자·소상공인의 경영난 등 부작용이 많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특히 지난달 26일 열린 4차 회의에서 내년도 최저임금 업종별 차등적용이 부결된 만큼 마이너스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금액은 노동계가 요구한 최저임금과 무려 2000원이나 차이가 난다. 전날 회의에서 노동계를 대변하는 근로자위원들은 시급 1만원(19.8%) 인상안을 최초 요구안으로 제출했다. 노동자위원들은 “지난해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에 따른 실질임금 인상의 삭감효과가 크다”며 이 금액을 제시했다.
노사 요구안이 큰 차이를 보임에 따라 향후 협상 과정은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한국노총은 “최저임금 삭감은 소비감소와 경기침체를 불러와 소상공인 본인들은 물론 우리 경제에 매우 나쁜 영향을 준다”고 반발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