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변신한 농구 스타 김승현 “팀워크 중심 농구, 아이들에 도움될 거라 생각”

입력 2019-07-02 21:40
다문화가정 유소년 농구팀의 성장기를 다룬 리얼리티 예능 ‘우리들의 슬램덩크’에서 감독을 맡은 농구 레전드 김승현. 그는 “다른 팀과 시합을 앞두고 있는데 선수들이 에너지가 넘친다. 다들 잘 따라와 줘 고맙다”고 했다. 다문화TV 제공

“선수로 뛸 당시 혼혈 선수들하고 호흡을 맞췄던 게 많이 기억났습니다. 우리 사회의 일원으로 살아갈 다문화 가정 아이들에게 팀워크 중심인 농구가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거두절미하고 오케이를 했죠.”

현역 시절 전설적인 포인트 가드로 이름을 날렸던 김승현(41) 농구 해설위원은 2일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우리들의 슬램덩크’(다문화TV) 출연 계기를 이렇게 전했다. 이 프로그램은 다문화 유소년 농구팀의 성장기를 다룬 리얼리티 예능으로 지난달 23일 첫 전파를 탔다.

김승현은 이 프로그램에서 감독을 맡아 나이지리아, 우간다 등 다양한 배경의 다문화 가정에서 모인 16명의 어린 선수들을 이끌고 있다.

김승현 감독이 이들에게 늘 강조하는 건 ‘골을 넣었을 때보다 멋진 패스를 해줬을 때 더 큰 쾌감을 느껴야 한다’는 주문이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프로그램에는 패스, 드리블 같은 기본기뿐 아니라 협동심을 배우며 성장해가는 아이들의 모습이 따뜻하게 그려진다. 여자 농구 간판스타 김은혜와 다문화 가정의 아빠인 방송인 샘 해밍턴이 코치로 나서 아이들과 활기찬 호흡을 선보인다.

어린이들의 축구 도전기로 인기를 끌었던 ‘날아라 슛돌이’(KBS2)처럼 미래의 농구 유망주들을 살펴보는 재미도 상당하다. 최근 U-20 월드컵에서 골든볼을 수상한 이강인도 날아라 슛돌이 출연 당시 남다른 재능으로 눈길을 끌었었다.

김승현은 재능을 보이는 선수들이 많다고 자랑했다. 그는 “대부분 신체조건이 좋더라. 재능 있는 친구들도 몇몇 눈에 띈다”며 “이 프로그램이 훗날 아이들에게 한국 프로 무대뿐 아니라 NBA 코트를 누비는 선수로 성장하는 밑거름이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남자농구 국가대표팀 코치 조상현과 농구 선수 라건아 김종규 허훈, 탁구 금메달리스트 유승민 등도 스페셜 코치와 멘토로 출연해 아이들의 꿈을 응원할 예정이다.

김승현은 “모두가 힘을 합쳐 플레이하는 농구에는 사회가 담겨있는 것 같다”고 했다. 김승현에게 우리들의 슬램덩크는 자신의 농구 열정과 삶의 철학을 아이들에게 건네는 코트이기도 한 셈이었다. 그는 “똘똘한 아이들이 팀의 모습을 조금씩 갖춰나가고 있다. 재미는 물론 따뜻함까지 느끼는 프로그램이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강경루 기자 r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