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에 옮겨온 ‘쥬라기 월드’… “공룡이 살아있는 듯 움직이네”

입력 2019-07-03 04:05
지난 주말 서울 강서구 롯데백화점 김포공항점에서 열린 ‘쥬라기 월드 특별전’을 찾은 어린이들이 펜스 뒤편의 거대한 공룡로봇 티라노사우르스를 유심히 살펴보고 있다. 권현구 기자

하얀 문이 열리면 공룡들이 살고 있는 섬 ‘이슬라 누블라’로 향하는 거대한 페리로 들어서게 된다. 창밖처럼 꾸민 모니터로는 파도가 출렁이고, 정면의 대형 화면에서는 ‘쥬라기 월드’에 대한 안내가 시작된다. 누블라 섬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방문객을 맞는 공룡은 파키리노사우르스와 브라키오사우르스다. 커다란 공룡들이 풀을 뜯어 먹고 방문객들을 쳐다보고 기묘한 소리를 낸다.

지난 1일 방문한 서울시 강서구 롯데백화점 김포공항점의 ‘쥬라기 월드 특별전’ 전시회장은 이렇게 방문객들을 영화 ‘쥬라기 공원’의 한 장면으로 끌어들였다. 롯데백화점은 실물 크기의 공룡을 재현한 유니버설 스튜디오의 쥬라기 월드 특별전을 지난달 28일부터 아시아 최초로 개최하고 있다. 영화 쥬라기 공원을 재현한 이 전시회는 우리나라에 앞서 미국, 호주, 프랑스, 스페인에서 개최됐었다.

공룡 전시라고 하면 커다란 공룡 모형 정도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쥬라기 월드의 공룡은 모형이라기보다 로봇이다. 반도체 공학 기술을 적용한 ‘애니메트로닉스(Animatronics·애니메이션과 일렉트로닉스를 조합한 것)’ 공룡으로 실제 살아 움직이는 듯한 느낌을 준다. 숨을 쉴 때마다 피부가 들썩이고, 거친 숨소리가 나며, 고개를 움직이면 살이 접히는 모습 등을 정교하게 구현해 냈다. 실물 크기로 만들어 공룡의 몸집이 얼마나 큰 지 한눈에 확인할 수 있게 해 준다.

공룡들을 살아 있는 것처럼 보여주는 것뿐 아니라 영화의 주요 세트장도 고스란히 옮겨왔다. 1만V 전기가 흐르는 펜스 뒤편에 갇힌 거대한 티라노사우르스, 조련사에 이끌려 움직이는 영리한 벨롭시 렙터의 움직임, 공룡을 부화하는 실험실, 스테고사우르 등 초식동물들이 풀숲에서 느릿느릿 움직이는 모습까지 전시 공간에 담아냈다. ‘태양의 서커스’ 연출팀이 합류해 사운드와 조명까지 적절하게 활용해 ‘으스스한 공룡섬’을 제대로 펼쳐냈다. 실제 공룡 화석도 전시돼 있다.

전시장은 약 1983㎡(600평) 규모로 꾸며졌다. 공룡섬을 충분히 즐기고 쾌적하게 관람할 수 있도록 공간을 구분해 놓고 직원들이 관람객들을 안내하고 있다. 전시가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도 입소문을 타고 반응이 뜨겁다. 2일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이번 전시는 오픈 3일 만에 9000명이 찾았다.

롯데백화점 이주연 테넌트MD팀 팀장은 “온라인 쇼핑이 따라할 수 없는 ‘체험형 콘텐츠’를 앞세워 고객들의 발길을 잡으려고 한다”며 “화석으로 복원한 살아 있는 공룡과 함께 뜨거운 여름을 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