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계로2가∼광희동사거리 1.5㎞ ‘걷기 편한 거리’로 재탄생

입력 2019-07-03 04:01

서울 퇴계로2가~광희동사거리 1.5㎞ 구간이 내년 5월 ‘걷기 편한 거리’로 재탄생한다. 승용차 위주로 짜인 도로공간을 재편해 보행자와 자전거 중심의 녹색교통공간으로 탈바꿈시키겠다는 게 서울시의 복안이다.

시는 퇴계로2가~광희동사거리 왕복 6~8차로를 왕복 4~6차로로 줄이고, 기존 1.2m~3m의 보행공간을 6m로 넓힌다고 2일 밝혔다. 공사는 이달 착수해 2020년 5월 준공할 예정이다.

이번 사업은 지난해 회현역~퇴계로2가를 걷기 편한 거리로 변화시킨 1단계에 이은 2단계 사업이다. 퇴계로는 남산, 동대문 등 내·외국인들이 자주 찾는 주요 관광지를 동서 방향으로 연결하는 간선도로로, 그동안 보도 상 적치물과 구조물 등으로 보행공간이 협소해 통행하기가 불편했다.

시는 녹색교통진흥지역을 중심으로 단기적으로는 퇴계로 을지로 세종대로 충무로 창경궁로 등을 재편하고 2030년까지 도심권 도로의 우선순위를 정해 ‘걷는 도시, 서울’을 구현할 계획이다. 우선 차도를 건너기 위해 먼거리를 우회해야 했던 진양상가 앞 구간에 횡단보도를 새로 만든다. 광희동 사거리 교통섬은 쌈지(소규모) 공원화해 통행을 위해 머무르는 공간에서 휴식 공간으로 탈바꿈한다.

대표적 친환경 교통수단인 자전거 이용활성화를 위해 자전거 전용도로도 설치된다. 보행자-자전거-차량의 안전한 공존을 위해 보행자와 자전거 사이는 띠녹지로 분리하고, 자전거와 차량 사이에는 안전펜스를 설치한다. 따릉이 대여소 4개 지점(40대)과 나눔카 대여지점 3개소(5면)도 함께 조성할 예정이다.

차로 축소 방안은 양측 하위 1차로를 축소하는 방법으로 공간을 확보하고, 운전자의 통행불편을 줄이기 위해 기존 유턴, 좌회전 차선이 있는 구간 등 기존 신호체계를 최대한 유지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번 사업으로 인해 퇴계로 일대 교통혼잡이 우려된다는 지적도 있다. 서울시 교통정보센터에서 공개한 ‘2019년 5월 도로별 차량 통행 속도’에 따르면 지난 5월 퇴계로2가~충무로역, 충무로~퇴계로4가, 퇴계로4가~퇴계로5가 평균 차량 속도는 상행 기준으로 각각 시속 26.01㎞, 21.23㎞, 25.06㎞로 나타났다. 상행 기준 서울시 도로 전체 평균 속도가 5월 기준 시속 28.39㎞인 점을 감안하면 퇴계로 일대 평균 차량 속도는 훨씬 느린 편이다. 앞서 서울시가 2015년 서울역 고가도로를 폐쇄하면서 퇴계로(퇴계로2가~서울역) 주변 출근 시간대 평균 속도가 시속 32.6㎞에서 19㎞대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김재중 선임기자, 오주환 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