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의 수영선수들이 정상을 향해 물살을 가를 2019 국제수영연맹(FINA)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가 열흘 앞으로 다가왔다. 이들이 대회 기간 몸담을 선수촌이 2일 공개됐다.
광주광역시 광산구 우산동에 위치한 선수촌은 9만4000㎡, 25개동 1660세대로 조성됐으며 비용 절감을 위해 재건축 아파트를 활용한 것이 특징이다. 선수촌 개촌은 5일이다. 최종삼 선수촌장은 “이번 대회 슬로건이 ‘평화의 물결 속으로(Dive Into Peace)’다”라며 “선수들이 경기에선 치열하게 경쟁하지만 선수촌에서는 서로 우정을 나누며 교류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가장 먼저 방문한 곳은 숙소였다. 숙소에는 각 방마다 2개의 침대가 설치됐다. 햇볕이 비치는 거실에는 같은 세대에 묵는 선수단이 언제든 가벼운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테이블이 놓였다. 선수촌 곳곳에는 물안개(미스트)가 분사돼 더위를 식혔다. 숙소뿐 아니라 미용실과 편의점, 드라이클리닝룸 등 각종 편의시설도 준비됐다. ‘게임룸’ 옆에 있는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체험존도 눈에 띄었다.
다양한 의료시설도 선수들의 만족도를 높일 것 같다. 응급실이나 내과, 안과 등 기본적인 시설뿐만 아니라 한의진료실도 들어섰다. 한약 냄새로 가득 채워진 한의진료실에는 대회 기간 내내 의사 2명과 한의대생 자원봉사자들이 상주할 예정이다. 조직위 관계자는 “동양 의학에 대한 호기심에 많은 선수들이 찾아올 것 같다”고 예상했다. 도핑 우려가 없도록 벽에는 “모든 진료는 도핑과 무관합니다”라는 문구가 영어로 적혀있었다. 한의학을 소개하는 책자도 다양한 언어로 번역돼 비치됐다.
식사는 메달 경쟁이나 컨디션 관리를 위해 선수들이 가장 신경쓰는 부분이다. 가장 대중적인 양식은 물론 한식과 중식, 아랍계 선수들을 위한 할랄푸드 등 각국 선수들의 입맛에 맞춘 식단이 공개됐다. 주먹밥에 잔치국수, 한국을 대표하는 간식인 한과도 보였다. 조직위 관계자는 “혹시라도 선수들이 탈나지 않도록 위생에 큰 신경을 쓰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아직 참가 의사를 밝히지 않은 북한에 대한 질문도 이어졌다. 대회 조직위원장 이용섭 광주시장은 “북한 참가가 불투명한 상황이지만 포기하지 않고 있다”라며 “북한이 꼭 참가해 한반도 평화를 알리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조직위는 북한의 참가 발표에 대비해 선수촌 객실, 개회식 좌석 등 북한의 몫을 남겨놓은 상태다.
세계 200여개국 1만5000여명이 참가할 예정인 이번 대회는 오는 12일부터 28일까지 17일간 진행된다.
광주=이현우 기자 bas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