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역사의 주인이신 여호와를 바라보는 사람

입력 2019-07-04 00:07

탁월한 지각으로 수백 년의 역사를 지켜보며 교훈을 얻었던 시편 107편을 쓴 시인을 통해 우리는 지혜를 얻습니다. 시편은 모두 다섯 권으로 구성돼 있는데 제5권(107~150편)은 바벨론 포로생활에서 돌아온 포로 후기 상황을 배경으로 합니다. 이 시들은 포로기의 고난과 맞물려 있어 오늘날 고난 가운데 처한 성도들에게 위로를 줍니다.

5권 첫 번째 시인 107편은 포로생활에서 돌아오게 하신 하나님을 찬양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광야에서 주리고 목이 마를 때(4~9절) 말씀을 거역하여 환난 중에 있을 때(10~15절) 사망의 문에서 고통 중에 있을 때(16~22절) 물 위에서 위험에 처해 있을 때(23~32절) 이스라엘 백성들은 부르짖었고 회복됐습니다. 그런데 저들이 건짐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여호와의 인자하심 때문이었습니다.(43절)

여호와께서 강이 변하여 광야가 되게 하시며 샘이 변하여 마른 땅이 되게 하시며 그 주민의 악으로 말미암아 옥토가 변하여 염전이 되게 하신(33~34절) 대표적 사례는 이스라엘이 포로 생활을 했던 70년의 세월입니다. 하나님은 오래전에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을 주셨습니다. 그러나 저들은 그 땅을 빼앗기고 멀리 바벨론으로 잡혀갔습니다.

역사를 보면 성도들이 흘린 눈물의 시간이 적지 않습니다. 그 모든 어려움은 모두 죄로 인한 것은 아니었으나 저들이 하나님의 말씀대로 살지 못했던 잘못을 보게 하고 회개하는 환경이 되었습니다. CS 루이스는 그의 책 ‘고통의 문제’에서 우리에게 찾아오는 고난의 유익을 이렇게 정리해 줬습니다.

“신이 인간에게 고통을 주시는 이유는 인간은 고통 앞에서 잠든 마음이 깨어나기 때문이다. 시련이 닥치기 전까지는 인간은 안락함 속에서 그 영혼이 깨어나지 않으며 감사와 은혜를 깨닫지 못한다. 그러나 사람들은 고통 앞에서 비로소 깨어나고 겸허해진다.”

광야가 변해 못이 되고 마른 땅이 변해 샘물이 되는 건 그야말로 기적입니다. 하나님께서는 거기서 나아가 거주할 성읍을 준비하게 하시고, 밭과 포도원에서 풍성한 소출을 거두게 하십니다.(36~37)

못(agam)은 갈대가 자라는 늪지대 혹은 작은 호수를 의미합니다. 광야가 어느 날 호수가 되고 갈대가 자라는 못이 될 가능성은 전혀 없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메마른 땅을 변하여 물 있는 곳이 되게 하시고 사람들이 거할 성읍이 되게 하실 수 있습니다. 밭과 포도원에서 풍성한 소출을 거둘 수 있는 변화를 일으키실 수 있습니다. 포로 생활을 하던 이들은 이것을 경험했습니다. 고국으로 돌아갈 길이 열리고, 다시 밭과 포도원을 재배하며 풍성한 소출을 거두며 가축 떼를 이루는 삶에 대한 소망을 품을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것은 여호와의 인자하심으로 인해 주어지는 변화였습니다.

43절은 이렇게 말합니다. “지혜 있는 자들은 이러한 일들을 지켜보고 여호와의 인자하심을 깨달으리로다.” 우리도 역사의 흐름을 살피면서 지혜를 얻을 수 있습니다. 강이 광야가 되고 얼마 후 광야가 다시 못이 되는 과정을 통해 우리는 하나님께서 때로는 우리를 벌하지만 다시 회복시켜 주시는 분이라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의 인자하심이 역사에 이어지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는 사람은 지혜 있는 사람입니다. 우리의 삶의 여정은 고정돼 있는 게 아닙니다. 지혜자는 인생길을 걸어가며 긴장하며 하나님 앞에서 행하는 사람입니다. 하나님은 자기 백성에게 아픔을 주시기도 하시고 그들이 부르짖을 때 다시 일으켜 세우시기도 하십니다. 그 하나님을 신뢰하며 경건하게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 그가 지혜자입니다. 오늘 하루도 하나님께서 선택하신 지혜자로서 이 세상을 바라보며 살아가시길 소망합니다.

이은호 서울 옥인교회 목사

◇서울 경복궁 인근, 서촌에 있는 옥인교회는 올해 교회설립 70주년을 맞이했습니다. 선교적 교회를 함께 이루기 위해 소그룹 활성화와 교회 개척의 비전을 향해 전진하고 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만이 우리 시대를 새롭게 할 수 있는 소망임을 확신하며, 날마다 말씀을 묵상함으로 성령이 이끄시는 변화를 꿈꾸고 있습니다. 옥인교회는 100명이 넘는 장애인들을 섬기며, 다음세대를 말씀으로 훈련하는 믿음의 공동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