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차기 집행위원장, 네덜란드 출신 티메르만스 부위원장 유력

입력 2019-07-01 23:14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유럽연합(EU) 지도부와 28개 회원국 정상들이 벨기에 브뤼셀에서 30일 오후(현지시간)부터 밤샘 마라톤 회의를 열고 차기 EU 지도부 인선을 논의했으나 최종 합의에 이르는 데 실패했다. 다만 EU 행정부 수반 격인 집행위원장 후보로 프란스 티메르만스(사진) EU 집행위 부위원장을 추천키로 의견 접근을 이뤘다.

AP통신과 로이터통신 등은 1일 차기 EU 집행위원장 후보로 네덜란드 출신인 티메르만스 부위원장이 유력 검토된다고 보도했다. EU를 대외적으로 대표하는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으로는 불가리아 출신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세계은행(WB) 최고경영자(CEO)를 선출하기로 어느 정도 의견 절충을 이룬 것으로 전해졌다. 유럽의회를 대표하는 의장에는 만프레드 베버 유럽의회 의원이, EU 대외정책을 총괄하는 EU 외교·안보 고위대표에는 샤를 미셸 벨기에 총리나 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 EU 집행위원 중 한 명이 선출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티메르만스는 유럽의회 제2당인 중도좌파 성향의 사회당(S&D) 그룹 소속이고, 게오르기에바와 베버는 제1당인 중도우파 성향의 유럽국민당(EPP) 소속 인사다. 미셸과 베스타게르는 제3당인 중도 성향의 ‘리뉴 유럽’ 소속이다. 유럽의회 차기 주요 보직을 두고 의회를 구성하는 주요 세력 간에 정치적 배분이 이뤄진 셈이다.

그간 차기 집행위원장 선출을 두고 첨예한 대립을 이어온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지난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만나 티메르만스를 차기 집행위원장 후보로 추천키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EU 정상들은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한 만큼 2일 다시 회의를 열어 계속 의견을 수렴하기로 했다. 티메르만스가 이날 열리는 임시 EU 정상회의에서 28개국 회원국 가운데 21개국 이상의 지지(전체 인구의 65%)를 얻으면 집행위원장 후보로 공식 추천된다. 이후 유럽의회 인준투표에서 751명의 의원 중 과반수의 찬성을 얻으면 집행위원장으로 공식 선출된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