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 톨게이트에서 요금 수납 업무를 하는 노동자들이 1일 청와대 인근에서 경찰과 충돌해 16명이 부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다. 톨게이트 노동자들은 청와대 앞에서 노숙농성을 벌이고 있다. 용역회사에 소속돼 일해온 이들은 한국도로공사의 ‘자회사를 통한 고용’ 정책에 반대해 자신들을 직접 고용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민주노총 민주일반연맹 민주연합노조와 공공연대노조 등으로 구성된 ‘한국도로공사 정규직 전환 민주노총 투쟁본부’ 소속 노동자 400여명은 이날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광장 옆 효자로에서 집회를 열었다. 청와대에 면담을 요구하기 위해 이동하는 과정에서 경찰과 충돌했다. 민주노총 민주일반연맹 관계자는 “경찰과 밀고 당기는 과정에서 앞줄에 있던 여성 노동자들이 다쳤다”고 밝혔다. 실신, 골절, 타박상 등으로 16명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부상 노동자들은 각각 서울백병원(5명), 서울적십자병원(2명), 세란병원(5명), 동신병원(1명), 서울중앙병원(1명), 국립중앙의료원(2명)에 이송됐다.
톨게이트 요금 수납 노동자들은 집회에서 “도로공사의 꼼수에 의해 1400여명의 대량 해고가 발생했다. 이 사태 책임은 정부에 있다”고 주장했다. 도로공사에 직접 고용돼야 함에도 불구하고 자회사라는 간접고용 방식을 강행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것이다.
도로공사는 이날 관할 고속도로 통행료 수납 업무를 전담하는 자회사 한국도로공사서비스㈜를 출범했다. 도공은 톨게이트 노동자들을 자회사 소속 정규직으로 고용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요금 수납 노동자 6500여명 중 5100여명은 자회사 근무를 받아들였지만 1400여명은 이에 동의하지 않고 직접 고용을 요구하고 있다.
이날 오전 9시쯤 자회사 근무를 거부하는 노동자들과 도로공사 사이 교섭이 한 차례 있었으나 도로공사 측이 직접 고용 거부 입장을 지키면서 협상이 결렬됐다. 요금 수납 노동자 50여명은 이날 오전 7시48분쯤 경부고속도로 서울톨게이트 위로 올라가 이틀째 고공농성을 벌였다. 서울톨게이트 옆 갓길에서는 한국도로공사 정규직 전환 민주노총 투쟁본부 노조원 600여명이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