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 속 북 통전부장 장금철 나타났다

입력 2019-07-02 04:02
장금철(오른쪽) 북한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이 지난 30일 판문점 남측 자유의 집 앞에서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과 함께 남·북·미 정상의 만남을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까지 북한의 대미 협상을 주도했던 김영철 전 노동당 통일전선부장(현 노동당 부위원장) 후임인 장금철이 지난 30일 판문점 남·북·미 정상 회동에 참석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 당국은 장금철 통전부장이 김여정 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과 리용호 외무상,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 등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핵심 측근들과 함께 판문점을 찾은 것으로 보고 있다.

남측에 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장 부장의 모습은 남측 취재진이 촬영한 사진에 포착됐다. 김 위원장이 판문점 북측 판문각을 내려올 때 지근거리에서 장 부장도 함께 걸어내려왔다. 장 부장이 최 제1부상 옆에서 정상들의 회동을 지켜보는 사진도 있었다. 다만 이상민 통일부 대변인은 1일 정례 브리핑에서 “추가적인 확인 절차가 필요하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장 부장이 통전부장에 오른 뒤 남측에 공개적으로 내려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전날에는 북·미 회담에 집중된 행사여서 장 부장이 남측 당국자들과 특별한 논의를 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매체에 따르면 장 부장은 지난 4월 10일 노동당 제7기 전원회의에서 부장에 임명됐다. 50대 후반으로 알려진 그는 통일전선부 부부장을 지냈고, 민족화해협의회와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에서 민간 교류 관련 업무를 담당한 경력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장 부장 전임자인 김영철은 하노이 회담 결렬 후 위상이 추락해 이번 판문점 회동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한편 리현 통전부 실장으로 추정되는 인물도 이번에 수행원 명단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리 실장은 지난 12일 이희호 여사 별세와 관련한 김 위원장의 조의문과 조화를 김여정 제1부부장이 남측에 전달할 때 수행했던 인물이다. 그는 대남 분야 핵심 실무자로 꼽힌다. 일각에서는 ‘하노이 노딜’ 이후 종적을 감춘 김성혜 통전부 실장 역할을 리 실장이 대신하고 있다는 해석도 있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