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주택시장 하락세가 계속되면서 전세가격이 2004년 이후 연간 최대 낙폭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시장 내 공급 증가와 매수세 위축, 수익률 악화 등의 복합 영향으로 1~2인 가구 중심의 오피스텔 역시 2분기 연속 가격 하락을 면치 못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2일 공개하는 ‘2019 하반기 건설·주택 경기전망’ 보고서에서 남은 하반기 전국 주택 매매가격이 0.7% 하락하고, 전세가격도 1.1% 하락할 것이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금리가 인하되면 기존 주택 보유자들이 대출을 통해 전세가 하락폭을 극복하고 급매물을 거둬들일 것”이라며 상반기 대비 수도권 하락폭이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지방은 “수요 여력이 약한 상황에서 미분양 증가가 지속되면서 하방 압력이 더욱 거세질 것”이라는 상반된 의견과 함께 주택시장 양극화 심화를 예고했다.
가라앉은 매매시장의 여파로 장기간 안정세를 유지해온 전세시장 역시 큰 폭의 하락이 예상됐다. 보고서는 안정된 공급 유지와 수요자 우위 시장 지속을 이유로 하반기 -1.1%, 연간 -2.5%의 전세가격 하락 전망을 제시했는데, 이는 2004년(-5.8%) 이후 최대 낙폭에 해당한다. 2000년대 들어 서울을 중심으로 전셋값이 꾸준히 상승해왔다는 점에서 실로 오랜만의 조정국면이라고 볼 수 있다.
건산연 관계자는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유동성 증가에 의한 주택시장 변화 기대가 존재하지만 경기 악화에 따른 가계 지불 능력 위축 요인이 오히려 크다”며 “금리 인하가 수요 창출보다는 저가 매물 유입을 줄여 기존 보유자의 리스크를 감소시키는 방향성이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시장 위축의 영향으로 국내 건설수주 역시 전년 대비 5.8% 감소한 14조5000억원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으며, 이는 2014년(107조5000억원) 이후 5년 만의 최저치다.
한편 1~2인 가구 증가와 함께 독자적 시장 규모를 키워 온 오피스텔 역시 2분기 동반 하락세를 피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감정원이 1일 공개한 오피스텔 가격동향 조사에 따르면 2분기 오피스텔 가격은 1분기 대비 매매가격(-0.40%), 전세가격(-0.28%), 월세가격(-0.31%) 모두 동반 하락했다. 오피스텔뿐 아니라 아파트 등 신규주택이 지속적으로 공급되는 가운데 공실 증가 및 수익률 악화 우려, 매수세 위축, 아파트값 안정 등이 오피스텔 시장에도 복합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서울(-0.25%)을 포함해 전 지방이 하락세를 보였지만 세종(0.10%)의 경우 2분기 연속 나홀로 오름세를 보였다. 정부부처 추가이전 예정에 따른 전월세 이사 수요 증가와 매물 부족으로 인한 상승으로 해석된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