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에 간 대학생들 “섬김, 조금 알 것 같아요”

입력 2019-07-02 00:04 수정 2019-07-02 17:54
농촌 전도 활동으로 충남 청양군 장평면 낙지리를 방문한 호서대 기독교학과 학생들이 지난달 28일 지역의 장평교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호서대 제공

즐거운 마을이라는 뜻의 낙지리(樂只里)는 칠갑산 동남쪽 자락에 걸쳐있는 다섯 개 마을이다. 주로 60대에서 90대의 주민 120여명이 거주하는 전형적인 농촌이다. 호서대 기독교학과 학생 33명은 염창선 교수의 인솔 하에 지난달 24~28일 충남 청양군 장평면 낙지리 장평감리교회(김선민 목사)에서 ‘2019 여름 농촌 전도’ 활동을 했다.

호서대 학생들은 2003년부터 매년 여름과 겨울 전도단을 구성해 전국 각지를 방문하고 있다. 1978년 여의도순복음교회 장로였던 고 강석규 박사의 기독교 신앙을 바탕으로 설립된 호서대의 교육이념 중 하나인 ‘할 수 있다 하면 된다’ 정신을 실천하기 위해서다.

학생들의 전도 및 봉사활동은 예배와 전도로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하고 물리치료 등으로 어르신의 건강을 살피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어르신들이 그리스도를 삶의 주인으로 모시도록 매일 새벽예배와 저녁예배가 이어졌다.

어르신의 건강 관리를 위해 전문가들도 힘을 보탰다. 한의사의 침술과 안경사의 시력 진단 및 돋보기안경 전달 등이 진행됐다. 호서대 간호학과 및 물리치료학과의 교수와 학생들은 혈압·당뇨 검사, 물리치료, 보행 검사 등을 했다. 미용사인 김순임 호서대학교회 집사는 어르신들의 머리를 매만졌다. 김 집사의 노련한 손놀림으로 새 단장한 뒤 ‘장수 사진’을 찍으려고 거울 앞에서 옷매무시를 가다듬는 어르신의 표정은 미소로 번졌다. 호서대학교회 성도들은 백숙을 준비해 대접했다.

학생들과 동고동락하며 그리스도의 사랑을 경험한 주민들의 얼굴에는 함박꽃이 활짝 피었다. 이남휘(83) 권사는 “생면부지의 청년들이 예수님의 사랑으로 우리에게 찾아오니, 우리가 복 받은 거죠”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주민 신동원(41)씨는 “예수를 제대로 믿고 싶다”며 마을회관 앞 느티나무 아래에서 신자가 되겠다고 결단했다. 허준회(68) 낙지리 이장도 학생들의 섬김에 감동해 손수 농사지은 멜론을 들고 예배에 참석했다. 주민이자 신자인 A집사는 자녀 문제 등으로 마음이 무거웠는데 방문한 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리스도의 능력을 다시 확인하게 됐다고 고백했다.

호서대 학생 이수민씨는 “시간이 지날수록 어르신들을 적극적으로 섬기는 제 모습을 발견했다”며 기뻐했다. 염 교수는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서로 돕고 의지하는 마을공동체를 가꿔나가길 바라는 마음에 이곳을 방문했다”며 “우리를 필요로 하는 곳이면 어디든 찾아갈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