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북·미 정상회담이 깜짝 성사되면서 전 세계의 이목이 한반도로 쏠렸다. 세계 각국 언론은 미국 지도자의 첫 군사분계선(MDL) 월경, 사상 첫 남·북·미 정상의 동석 등을 잇달아 생중계하며 큰 관심을 보였다. 또 북·미 정상 간 어떤 말들이 오고갔을지에도 주목했다.
CNN 등 미국 언론은 물론 일본 NHK와 영국 BBC방송 등 세계 주요 언론들은 3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3차 북·미 정상회담을 실시간으로 추적하며 보도했다. NHK방송은 정규방송을 중단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비무장지대(DMZ) 방문을 실시간 생중계했다.
각국 언론은 북·미 정상의 DMZ 정상회담과 현직 미국 대통령의 첫 군사분계선 월경에 상징적 의미를 부여했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과 (군사분계선에서 만나) 악수한 후 북한 땅으로 20걸음 걸어들어감으로써 ‘은둔의 왕국’에 발을 디딘 첫 현직 미 대통령으로서 역사를 썼다”고 보도했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한·미와 북한은 아직까지 ‘전쟁 상태’에 있다”며 “(월경은) 트럼프가 미군의 최고결정권자로서 적지를 방문한 것으로 북한이 요구하는 체제의 안전보장에 상응하는 의미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은 문재인 대통령, 김 위원장, 트럼프 대통령의 만남이 ‘사상 최초’라고 부각했다.
양국 정상의 대화 주제도 관심사였다. BBC는 “양국 간 대화가 재개된다면 모든 이들이 생각하는 것은 바로 ‘비핵화’”라면서도 하노이 정상회담의 실패를 언급하며 “그들(북·미)이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찾았는지 알 수 없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는 “DMZ에서의 만남이 잘 꾸며진 사진 촬영기회일 뿐이라는 비판적인 시각도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 언론은 양 정상의 회동에 당혹감을 내비쳤다. NHK에 따르면 일본 외무성 관계자는 “사전에 미국에서 온 연락은 없었다”고 전했다. 고노 다로 외무상은 이날 밤늦게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전화통화를 하고 판문점 회동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고노 장관은 “북·미 협상 재개에 커다란 계기가 됐다”면서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커다란 동력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아베 신조 총리는 이날 “사실상의 북·미 정상회담이 이뤄졌다. 다음에는 내가 김정은 위원장과 마주보고 (납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