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이 구성되자 대화를 주도하는 사람, 아이디어를 내는 사람, 펜을 들고 도표를 그리는 사람 등 각각의 성향이 나타났다. 청년들은 팀별 발표에서 맛집 좌석 확인 시스템 애플리케이션, 지하철 임산부 좌석 센서 등 각종 아이디어가 담긴 창업 아이템을 선보였다. 청년들은 앞서 뇌 인지 적성검사 결과를 토대로 팀을 구성해 창업 아이템을 구상했다. 지난 28일 연세대 백주년콘서트홀에서 열린 ‘2019 미래 청년 콘퍼런스’ 현장이다.
한국교회교단장회의와 연세대, 국민일보가 주관한 이번 콘퍼런스는 창업스쿨을 통해 청년들에게 도전정신을 심어주고 한인 디아스포라 기업인과의 네트워크 형성을 돕기 위해 마련됐다.
콘퍼런스에 참가한 300여명의 청년은 행사에 앞서 개별적으로 휴대전화를 이용해 뇌 인지 적성검사를 진행했다. 이후 행사장 내에서 상대방과 자신의 성향이 얼마나 잘 맞는지 검사 결과를 갖고 서로 비교했다. 서로 보완해줄 수 있는 각기 다른 성향의 청년 5~6명 내외로 팀이 꾸려졌다. 각 팀의 청년들은 머리를 맞대고 창업 아이템을 만들어냈다. 프로그램을 진행한 안진훈 브레인OS연구소 대표는 “세상에 좋은 뇌, 나쁜 뇌는 없다. 단지 적합한 뇌만 있을 뿐”이라며 “최고의 뇌는 팀을 통해 만들어진다”고 청년들에게 조언했다.
콘퍼런스에서는 건축설계 회사 팀하스의 하형록 회장이 ‘새 시대 꿈은 어떻게’를 주제로 기조강연을 했다. 하 회장은 “예전에는 꿈을 명사로 꾸었다면, 이제는 동사로 꾸는 시대”라고 말했다. 세계적 기업 애플이 스스로 ‘아이폰을 만드는 회사’가 아니라 ‘다르게 생각하는 사람들’이라고 설명하는 것처럼 이제는 ‘무엇이 되겠다’가 아닌 ‘어떤 삶을 살겠다’는 꿈을 꿔야 한다고 했다.
이어진 토크콘서트에서 강용현 ㈜하찬캄 대표, 윤현보 ㈜오월동주 부사장, 여미영 스튜디오D3 대표는 각각 선교, 대중문화, 예술 분야에서 자신이 생각하고 겪은 기업가 정신과 창업 경험을 전했다. 강 대표는 청년들에게 자신의 캄보디아 선교 사업을 소개하며 “미지의 세계일지라도 과감히 넘어가 도전하고, 세계 속 사람들과 함께 성장해보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윤 부사장은 엔터테인먼트 산업을 소개하고 해당 분야의 전문가가 되는 데 필요한 요소들을 설명했다. 여 대표는 이탈리아 디자인이 가진 특성과 추구하는 전략을 통해 청년들이 배울 수 있는 점 등을 제시했다. 그는 미래가 보이지 않고 혼란스럽다는 청년의 질문에 “솜사탕을 만들 때 처음엔 허공에 젓가락질만 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언젠간 솜사탕이 만들어져 있는 것처럼 청년의 때에 쏟은 노력이 점차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보여주는 색깔로 나타날 것”이라고 말해 공감을 얻었다. 창업사례 발표에서는 이남기 디어마이트립 대표가 연세스타트업스쿨을 통해 실제로 창업을 준비하며 겪었던 어려움과 극복 과정을 설명했다.
김정민(24 여)씨는 “강연자가 동사로 꿈을 꾸라고 조언한 부분이 인상 깊었다”며 “무슨 일을 하더라도 기독교적인 관점과 철학을 갖고 기반을 다져나가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최선영(33 여)씨도 “적성검사를 통해 내 성향을 파악할 수 있어 좋았다”며 “창업을 고민 중인데 아이디어를 어떻게 구체화해야 하는지, 어떤 것에 내 강점이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콘퍼런스 이후 연세대 창업스쿨에 지원하는 청년에게는 16주 코스의 교육과 멘토링이 지원된다.
임보혁 기자 bosse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