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달 연대기’ 역대급 CG, 호평 속 아쉬움 목소리

입력 2019-07-01 04:05
드라마 ‘아스달 연대기’(tvN)는 VFX(시각특수효과) 기술로 자연환경 등 화면 대부분을 꾸몄다. 사진은 덱스터 스튜디오가 CG를 덧입히기 이전의 모습(위쪽)과 컴퓨터그래픽을 통해 완성된 극 중 장면. 덱스터 스튜디오 제공

드라마 ‘아스달 연대기’(tvN)가 화제를 모았던 건 쟁쟁한 배우들과 제작진 때문만은 아니었다. 영화 ‘신과함께’로 아시아 정상급 VFX(시각특수효과) 기술력을 뽐낸 덱스터 스튜디오(이하 덱스터)의 참여도 기대감에 불을 지핀 부분 중 하나였다.

덱스터는 상고 시대를 배경으로 한 극의 시퀀스 대부분을 CG로 구현해냈다. 백경수, 김우철 덱스터 VFX 슈퍼바이저는 30일 국민일보와 서면 인터뷰에서 아스달 연대기를 두고 “한국영화 전체를 포함해 난이도와 스케일 면에서 견줄만한 작품이 없다”고 입을 모았다.

본격적인 드라마 작업은 이번이 거의 처음이었다고 한다. 덱스터는 “영화는 전체 작업량이 2500컷을 넘지 않는다”며 “아스달 연대기는 1~4회만 4000컷이 넘었고, 18회까지 합하면 총 1만5000컷 이상일 것”이라고 했다. 일반 영화 작업량과 비교해 6배가량 차이가 나는 셈이다.

배경 모두에 CG를 덧입힌 FULL 3D 작업도 많았다. 다만 이런 노력에도 CG에 대한 평가는 조금씩 갈렸다. 이색적이라는 호평도 많았던 반면 아쉬움을 토로하는 시청자들도 있었다. 덱스터는 작업 시간과 시청 환경의 차이가 컸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촬영과 편집이 끝나고 작업을 시작하는 영화와 달리 드라마는 촬영과 편집, CG 작업을 동시에 해야 했다”며 “극장용 프로젝터가 아닌 TV에 작품 퀄리티를 맞추는 것에서도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고 했다.

특히 공들인 부분은 고대의 자연환경을 실감나게 구현하는 것이었다. 덱스터는 “김원석 감독님이 화려한 판타지가 아닌 리얼함을 강조하셨다”며 “탄야(김지원)가 은섬(송중기)과 춤을 추는 예쁜 물가와 눈물의 바다, 대흑벽이 제일 잘 표현됐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극의 주요 배경인 도시 아스달의 경우 경기도 오산에 지은 8000평 규모의 세트장에 CG를 덧입혀 5배 정도 더 웅장하게 표현해냈다.

배경이 인기 미국 드라마 ‘왕자의 게임’과 흡사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덱스터는 “특정 작품보다 실제 국내외 자연환경의 사진과 영상을 참고했다”며 “루마니아 에티오피아 태국 발리 등 세계 각국을 돌며 소스 촬영을 했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스튜디오 내부의 반응은 어떨까. 시간의 제약으로 인한 아쉬움이 있다고 한다. 덱스터는 “퀄리티를 좌우하는 10%의 디테일을 채우는 데 가장 많은 시간이 든다. 시간을 무한히 쓸 수 없었던 게 아쉽다”며 “반응과 별개로 새로운 시도를 했다는 점에서 큰 성취감을 느낀다. 작업을 한 아티스트들의 열정만큼은 200점을 주고 싶다”고 했다.

강경루 기자 r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