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자라나게 하시는 분은 하나님… 30·60·100배 열매 의미 깨달아”

입력 2019-07-02 22:30
에셀블루베리 농장 김혜정 대표(가운데)가 부모와 함께했다. 김 대표는 블루베리를 키우면서 30배, 60배, 100배 열매를 맺는 축복의 의미를 알게 됐다고 했다. 에셀블루베리 농장 제공

에셀블루베리 농장 김혜정(42) 대표는 2년의 준비 끝에 농장에 블루베리 묘목을 심었다. 다시 3년간 온갖 정성을 쏟아 묘목은 훌쩍 자라 보랏빛 열매를 알알이 맺었다. 초기 2~3년은 이런저런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어느새 ‘알이 굵고 맛있다’는 소문이 나 블루베리를 수확하자마자 생과를 금세 팔 정도로 자리를 잡았다.

뜻밖의 인연으로 베트남 호치민 빙수가게 한국인 사장으로부터 블루베리 문의가 들어와 베트남으로 수출하는 기회도 생겼다. 김 대표는 “슬하에 삼형제를 자연과 더불어 키울 수 있는 것도 블루베리 농장을 선택한 이유”라며 자신의 선택을 만족스러워했다. 농장을 하면서 매일 남편 정형근씨와 지섭, 운섭, 이섭이를 데리고 블루베리에 물을 주고 열매를 따기도 하며 풀을 뽑는 작업을 다 같이 하고 있다.

에셀블루베리를 운영하기 전 김 대표는 10년 정도 직장생활을 했다. 자녀를 키우며 직장을 다니는 게 쉽지 않았다. 고민하던 그에게 주변에서 고소득 작물이라며 블루베리를 권했다.

“블루베리는 다른 과일 작물과 비교해 재배하기 쉬운 데다 전망도 밝다고 해서 시댁과 친정 부모님이 농사를 짓고 계셔서 겁 없이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블루베리는 화학비료나 농약을 사용하지 않아도 잘 자라기 때문에 아미노산을 직접 만들어서 뿌리기도 하고 뿌리가 깊게 자라기보다 옆으로 자라서 물을 자주 줘야 하는 특성이 있어요. 하지만 겨울철 전지를 하는 작업이 쉽지 않고 알알이 붙어있는 블루베리를 한 알씩 따려다 보니 일손이 많이 필요한 어려움이 있습니다.”

다행히 손이 빠르고 능숙하게 블루베리를 딸 수 있는 젊은이들을 소개받아 일손의 어려움으로 고민하지 않을 수 있게 됐다. 4년 전부터 일했던 이들이 지금도 블루베리를 수확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수확량이 늘면서 김 대표는 판로를 고민하게 됐다. 블루베리는 냉동보관을 하거나 즙 잼 청 등으로 가공해 즐길 수 있지만 바로 딴 생과 상태가 가장 영양이 풍부하고 맛도 좋다. 이 때문에 생과로 팔 때가 수익이 가장 높다. 김 대표는 농산물 마케팅의 필요성을 느껴 경기도 안산에 있는 경기도테크노파크에서 진행하는 교육과 안성시 농업기술센터에서 필요한 교육을 수강하기도 했다. 배운 것을 바탕으로 홍보에 활용해 베트남으로 블루베리를 수출하는 성과를 올리게 된 것이다.

한 해 수확량이 3t 정도인데 500㎏ 이상을 수출하고 있다. 김 대표는 고객 확보 못지않게 관리에도 공을 들였다. “농장을 경영하면서 제가 사람을 만나고 제품을 판매하는데 재능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어요. 예전에 직장생활을 할 때는 컴퓨터그래픽 작업이 주로 혼자 할 수 있는 일이어서 미처 알지 못했나 봐요.” 알이 굵고 맛도 좋은 블루베리를 맛본 고객이 재주문하면서 단골이 늘었고 농장은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김 대표는 “처음 3년생의 젓가락만큼 크기의 묘목이 언제 자라 알맹이를 맛볼 수 있을까 생각이 들었는데 10년생이 된 지금 성경에 나오는 30배, 60배, 100배의 의미를 알 것 같다”며 “심는 이나 물주는 이는 아무것도 아니로되 오직 자라나게 하시는 이는 하나님뿐이니라(고전 3:7)는 말씀을 가슴 깊게 깨닫는 귀한 시간을 허락하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임용환 드림업 기자 yhlim@dreamup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