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셀블루베리 농장 김혜정(42) 대표는 2년의 준비 끝에 농장에 블루베리 묘목을 심었다. 다시 3년간 온갖 정성을 쏟아 묘목은 훌쩍 자라 보랏빛 열매를 알알이 맺었다. 초기 2~3년은 이런저런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어느새 ‘알이 굵고 맛있다’는 소문이 나 블루베리를 수확하자마자 생과를 금세 팔 정도로 자리를 잡았다.
뜻밖의 인연으로 베트남 호치민 빙수가게 한국인 사장으로부터 블루베리 문의가 들어와 베트남으로 수출하는 기회도 생겼다. 김 대표는 “슬하에 삼형제를 자연과 더불어 키울 수 있는 것도 블루베리 농장을 선택한 이유”라며 자신의 선택을 만족스러워했다. 농장을 하면서 매일 남편 정형근씨와 지섭, 운섭, 이섭이를 데리고 블루베리에 물을 주고 열매를 따기도 하며 풀을 뽑는 작업을 다 같이 하고 있다.
에셀블루베리를 운영하기 전 김 대표는 10년 정도 직장생활을 했다. 자녀를 키우며 직장을 다니는 게 쉽지 않았다. 고민하던 그에게 주변에서 고소득 작물이라며 블루베리를 권했다.
“블루베리는 다른 과일 작물과 비교해 재배하기 쉬운 데다 전망도 밝다고 해서 시댁과 친정 부모님이 농사를 짓고 계셔서 겁 없이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블루베리는 화학비료나 농약을 사용하지 않아도 잘 자라기 때문에 아미노산을 직접 만들어서 뿌리기도 하고 뿌리가 깊게 자라기보다 옆으로 자라서 물을 자주 줘야 하는 특성이 있어요. 하지만 겨울철 전지를 하는 작업이 쉽지 않고 알알이 붙어있는 블루베리를 한 알씩 따려다 보니 일손이 많이 필요한 어려움이 있습니다.”
다행히 손이 빠르고 능숙하게 블루베리를 딸 수 있는 젊은이들을 소개받아 일손의 어려움으로 고민하지 않을 수 있게 됐다. 4년 전부터 일했던 이들이 지금도 블루베리를 수확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수확량이 늘면서 김 대표는 판로를 고민하게 됐다. 블루베리는 냉동보관을 하거나 즙 잼 청 등으로 가공해 즐길 수 있지만 바로 딴 생과 상태가 가장 영양이 풍부하고 맛도 좋다. 이 때문에 생과로 팔 때가 수익이 가장 높다. 김 대표는 농산물 마케팅의 필요성을 느껴 경기도 안산에 있는 경기도테크노파크에서 진행하는 교육과 안성시 농업기술센터에서 필요한 교육을 수강하기도 했다. 배운 것을 바탕으로 홍보에 활용해 베트남으로 블루베리를 수출하는 성과를 올리게 된 것이다.
한 해 수확량이 3t 정도인데 500㎏ 이상을 수출하고 있다. 김 대표는 고객 확보 못지않게 관리에도 공을 들였다. “농장을 경영하면서 제가 사람을 만나고 제품을 판매하는데 재능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어요. 예전에 직장생활을 할 때는 컴퓨터그래픽 작업이 주로 혼자 할 수 있는 일이어서 미처 알지 못했나 봐요.” 알이 굵고 맛도 좋은 블루베리를 맛본 고객이 재주문하면서 단골이 늘었고 농장은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김 대표는 “처음 3년생의 젓가락만큼 크기의 묘목이 언제 자라 알맹이를 맛볼 수 있을까 생각이 들었는데 10년생이 된 지금 성경에 나오는 30배, 60배, 100배의 의미를 알 것 같다”며 “심는 이나 물주는 이는 아무것도 아니로되 오직 자라나게 하시는 이는 하나님뿐이니라(고전 3:7)는 말씀을 가슴 깊게 깨닫는 귀한 시간을 허락하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임용환 드림업 기자 yhlim@dreamup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