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앞으로는 정치인이 아니라 철저한 행정가가 되겠다”고 선언했다. 부인과 친형을 둘러싼 각종 의혹을 법정 다툼 끝에 해소한 자신감이 묻어나왔다. 이 지사는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청에서 민선7기 취임 1주년 기자회견을 갖고 “도지사는 철저하게 행정가여야 한다. 주어진 권한을 잘 써서 실적을 많이 내겠다”며 “말보다 행동으로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지난 1년을 소회하며 “세상 일이 꼭 나쁜게 나쁜 것만은 아니고 좋은 게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주어진 환경을 유리한 환경으로 바꿔나가는 게 진짜 실력”이라고 했다. 도지사로서의 직분 수행과 직권남용·선거법 위반 혐의 재판을 동시에 받으면서 혼신을 다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아직 1심만 마친 상태지만 이 지사는 각종 의혹에 대해 무죄를 이끌어 내 정치적 입지를 상당부분 회복한 상태다.
그는 기자회견의 상당부분을 ‘공정’정책에 할애했다. 그는 “지난 1년은 공정의 씨앗을 뿌린 시간”이라며 “공정·평화·복지의 기틀을 닦았지만 최우선 가치는 공정”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특별사법경찰단의 활동범위를 고리사채, 부동산 허위매물로의 확대, 맞춤형 체납관리단 도입 등을 소개했다. 공정 복지정책으로는 청년기본소득, 초등학생 치과 주치의·무상교복 지원·산후조리비 지원사업 등을 꼽았다.
그는 “부동산 불로소득은 경제를 망가뜨리는 큰 병폐”라며 부동산 공정정책으로는 관급공사의 건설원가 공개, 공공분양 아파트 후분양제, 장기공공임대주택 20만 가구 추진 등을 업적으로 꼽았다.
경기 북부지역 균형발전 정책으로 도로망 확충을 위한 1266억원 추경예산 편성, 도봉산~포천선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대상 선정, 연천군보건의료원 예산 2배 확대, 동두천 경기북부어린이박물관 직접 운영 결정 등을 내세우며 “불과 1년 사이에 경기도의 날갯짓이 대한민국에서 공정세상 나비효과를 일으키고 있다”고도 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선 반도체클러스터 용인 유치, 세계최대 시흥 인공서핑 웨이브파크 조성, 화성국제테마파크 사업 정상화, 경기고양 방송영상밸리 2020년 착공 소식 등을 언급했다. 그는 “반도체, 바이오, AI(인공지능)·데이터융합 산업을 집중 육성하고, 5대 테크노밸리를 고도화해 경기도를 넘어 대한민국 전체의 성장을 견인하겠다”고 했다. 일자리 확대와 관련해선 “노동 시간 단축, 시간당 노임 또는 대가의 상향조정이 꼭 필요하다고 본다”면서 검토 중인 주 40시간 근무를 통한 일자리 나눔 구상을 소개했다. 기자회견은 이 지사의 발표는 10분도 안 됐고 100분이 넘는 시간을 즉문즉답에 할애했다.
수원=강희청 기자 kangh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