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의 주를 만난 사람들] 사사건건 원수처럼 지내던 동생, 복음으로 하늘나라 영원한 자매 돼

입력 2019-07-01 00:07

마음이 여려 눈물부터 흘리는 나와 독하다는 말을 자주 듣던 동생은 달라도 너무 달랐다. 언니라 부르지도 않고 ‘울보’라고 놀리는 동생이 너무 미워 차라리 없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자주했다. 그러다 중학교 때부터 동생을 무시하기 시작하며 우리는 사사건건 부딪치고 종종 물건도 집어 던지며 싸웠다. 그러다 대학생 때 남자친구에게서 처음으로 관심과 사랑을 받으니 너무 좋았다. 그러나 뭐든 다 해줄 것 같던 남자친구가 변하기 시작했다. 언젠가 밥도 못 먹고 시험공부를 할 것 같아 정성을 다해 도시락을 싸서 도서관에 찾아갔다. 그런데 고마워하기는커녕 “누가 이딴 거 싸 오라고 했냐”며 짜증을 내더니 아예 갖다 버리라고 했다.

너무 큰 충격에 눈물만 나왔다. 그때 하나님이 생각난 나는 어느 선생님의 권유로 한마음교회 작은교회 예배에 참여했다. 마침 성경책과 함께 중학교 역사 교과서, 사회과 부도가 놓여 있었다. 예수님이 실존했던 사람이었음을 자료를 찾아 주며 오직 예수님만이 부활하셨다고 했다. 얼마 후 남자친구에게 받은 상처를 얘기했더니 언니들은 “네 마음이 예수님의 마음일 것 같다”는 말을 했다. 그 순간 한 장면이 머릿속에 쫙 펼쳐졌다. 예수님은 생명의 도시락을 주려고 나를 쫓아오는데 나는 뒤돌아보며 “누가 그딴 거 싸 오라고 했어요? 누가 날 위해 죽어달라고 했냐고요!” 하며 고함치고 있었다. 내 마음을 몰라주는 것 하나 때문에 힘들었던 것처럼, 예수님도 내게 원하시는 것은 단 하나였다. 순간 눈물이 와락 쏟아지며 성령께서 책망하시는 죄는 예수님을 믿지 않는 것이라던 언니들의 말이 생각났다.

하나님께서는 오직 나를 살리시려고 예수님을 보내셨고 그분은 나의 주인이 되려고 죽으시고 부활하셨다. 내가 예수님을 죽였다는 생각에 마음이 무너졌다. “하나님, 잘못했습니다. 제가 예수님을 믿지 않았습니다. 용서해 주세요.” 나는 바로 예수님을 믿지 않았던 죄를 회개하고 예수님을 내 마음에 주인으로 영접했다. 그리고 바로 동생을 만났다. 밝은 얼굴로 신나게 예수님 얘기를 하니까 “언니, 너 미쳤냐?”고 했다. 그러나 얼마 후부터 조금씩 듣기 시작하더니 결국 교회에 따라 와 예수님을 영접했다. 원수처럼 지내던 동생과 하늘나라의 영원한 자매가 된 것이다. 동생은 성경책을 찢으며 화를 내던 부모님께 즉시 복음을 전했다.

그러던 동생이 어느 날 전화를 했다. “언니! 놀라지 마! 나 자궁암 말기래.” 수술도, 항암제 투여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하나님! 어린 동생을 이렇게 보낼 수 없어요. 차라리 저를 데려가세요. 동생이 나을 때까지 저 금식할게요.” 그리고 금식기도에 들어갔지만 결국 나도 쓰러졌다. 사랑만 하고 살아도 시간이 부족한데 왜 그렇게 다투고 미워하며 시간을 낭비했는지, 영원히 살 줄 착각하고 하나님께 대들고 발악했던 나 중심이 바로 드러났다.

동생의 암은 빠르게 전이되었지만 늘 미소를 잃지 않았다. 문병 온 친구들에게 복음을 전하기 시작했다. 얼마 살지 못할 친구가 천국에서 다시 만나자며 복음을 전하니 많은 친구들이 예수님을 영접했다. 동생은 얼마 후 예수님을 만나는 것이 가슴 설렌다는 말과 부모님도 꼭 천국에서 다시 만날 수 있게 해달라고 내게 부탁하며 4개월 만에 하늘나라로 떠났다.

동생의 시신은 한 줌 가루로 내 손에 들렸다. 이 땅에 남길 것은 아무것도 없음을 보며 내가 해야 할 일이 선명하게 정리되었다. 동생의 빈자리가 외롭고 슬펐지만 천국에서 다시 만날 것을 생각하니 새로운 소망이 생기고 그 크신 사랑에 진정으로 감사가 나왔다.

동생이 떠난 지 벌써 5년이 지났다. 자식을 먼저 보낸 부모님도 지금은 복음을 잘 들으신다. 나의 병간호를 지켜보던 군인관사 사모님도 내가 전한 복음을 듣고 예수님을 영접했다. 내 삶이 다하는 날까지 동생의 몫까지 영혼들을 살리는 일에 내 모든 삶을 드릴 것이다.

박안숙 성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