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 버팀목 넘어 미래먹거리로… 수출효자로 뜨는 방위산업

입력 2019-06-27 21:02

1970년대부터 불안한 안보 환경 속에서 발전해 온 한국의 방위산업은 4차 산업혁명의 흐름에 맞춰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다. 세계 100대 방산기업체로 선정된 LIG넥스원, 한국항공우주산업(KAI), 한화, 풍산 등 한국의 대표적 방산기업들은 내수뿐만 아니라 해외 시장 진출에도 힘을 쏟고 있다. 그러나 제도적 지원 부족, 수출 경쟁력 약화로 방산업계에선 국가적 차원의 청사진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나오고 있다.

한국 방산업체들은 글로벌 시장에서 인지도를 점차 확대해가는 추세다. 방산전문 글로벌 매체인 디펜스뉴스(Defense News)가 지난해 발표한 ‘글로벌 톱텐(top 100) 방산기업’ 조사에서 한화 방산계열사는 23위에 오르며 국내 방산기업 중 가장 높은 순위에 올랐다. 한화디펜스는 K9 자주포, 120mm 자주박격포와 고성능 영상레이더(SAR) 위성 탑재체를 개발함으로써 그 경쟁력을 입증했다. 한화시스템 역시 휴대형/원거리 고정형 감시장비, 전자광학추적장비(EOTS), 적외선 탐지추적장비(IRST) 등 전자광학장비를 통해 방산 전문기업으로서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흐름에서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적용한 무기, 시스템을 개발해 도약 중인 R&D 중심 종합방산기업 LIG넥스원도 있다. LIG넥스원은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적용한 장비를 선보였다. ‘근력증강로봇’, 즉 착용로봇 기술과 날아오는 포탄을 탐지, 역추적하는 ‘대포병탐지레이더-II’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방산업계 자체는 여전히 상당 부분을 내수에 기대고 있다. K9, T-50, 함정 등을 선보여 해외 인지도를 끌어올리고, KAI가 해외 7개국에 148대의 국산 항공기를 수출했으나 역부족이었다. 2016년 한국 방위산업은 생산액 대비 수출 비중이 13.6% 불과했다. 이는 생산대비 수출 비중이 무려 75.4%인 이스라엘과 비교하면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이에 비해 국제 방산 시장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미국, 러시아 등 군사강국이 시장의 절반 이상(56%)을 굳건히 차지하고 있고 최근에는 중국, 일본 등 후발 국가들도 가세했다. 2017년 방산업계는 방위사업청이 문을 연 후로 처음 매출액이 감소세로 돌아섰고, 영업이익률도 2.9%포인트 줄었다.

한국방위산업진흥회는 국가 차원의 지원과 육성 방안 부재가 방위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방산제품에 부과되는 각종 간접비도 해외 수출시장에서 제품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원인으로 꼽힌다. 정권교체에 따라 정책의 일관성이 사라지는 일이 반복되는 것도 업계의 혼란과 장기적 연구개발(R&D) 계획 수립을 저해한다.

방위산업은 대규모 국가예산이 투입되고, 연구개발에 오랜 시간이 걸린다. 실패할 경우 그 피해가 국민 전체에게 미치는 국가정책사업의 성격도 띠고 있다. 이 때문에 국가가 지체상금을 보전해주는 법령을 마련하고, 가격 경쟁력을 키울 수 있도록 제도적 개선책을 내놔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4차 산업혁명 핵심기술을 적용한 국방 R&D 사업은 향후 국제 경쟁력 확보에서 가장 중요한 요인이 될 전망이다. 문재인정부응 이같은 업계의 요구를 수용해 방위산업을 국가안보의 버팀목으로 나아가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육성할 것이라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특별취재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