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는 최근 영등포구 문래동의 붉은 수돗물(혼탁수) 사태와 관련해 727억원의 긴급 추경예산을 편성해 근본원인으로 지적되는 노후 상수도관 138㎞를 연내 교체하기로 했다. 또 수돗물이 최종 전달되는 소블록 내 상수도관(배수관) 세척 주기를 5년에서 단축하고, 주택으로 물이 들어가는 인입선에 문제가 있을 경우 교체 지원도 검토키로 했다.
박원순(사진) 서울시장과 신원철 서울시의회 의장은 26일 시청에서 기자설명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의 상수도관 조기 교체 계획을 발표했다. 시는 당초 2022년까지 노후 상수도관 138㎞를 순차적으로 교체할 예정이었으나 긴급 추경예산을 편성해 올해 안에 모두 공사에 착수할 계획이다. 시는 1984년부터 노후 상수도관 교체사업을 추진해 시내 전체 1만3571㎞ 중 98.7%인 1만3396㎞를 녹에 강한 신형 상수도관으로 교체했다. 남은 구간 중 재개발지역 등의 37㎞를 제외한 138㎞가 조기 교체 대상이다. 시는 올해 안에 전 구간 착공은 물론 마무리까지 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138㎞ 구간 정비에 필요한 예산은 총 1789억원이다. 시는 원래 편성했던 예산 1062억원에 추경 예산을 더해 공사에 나선다. 이번에 문제가 된 문래동 일대 노후 상수도관 1.75㎞ 교체에는 50억원을 투입한다. 시는 계약심사 단축, 도로굴착 심의 단축, 설계인력 보강 등 ‘패스트트랙’을 적용해 공사를 앞당길 계획이다.
시는 문래동 일대와 유사한 시내 100개 배수지별 관말(상수도관 끄트머리) 지역은 전수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아울러 수질 민원이 잦은 지역의 빅데이터를 분석해 ‘수질취약구역’을 찾아낼 예정이다.
현재 문래동 일대 수돗물 식수 사용 제한 권고 해제 여부는 민관합동 조사단과 더 논의해 결정한다. 시는 불편을 겪는 주민들에게 수돗물 필터 교체 비용을 지원하고 수도요금을 감면해줄 방침이다. 또 시내 208개 지점에서 수질 자동 측정기를 운영 중인데 문래동 일대에 6개를 추가 설치해 내달 8일부터 24시간 수질 감시에 나선다. 서울시는 “내시경 조사를 통해 문래동 수도관의 정확한 상태를 확인 중”이라며 “정확한 원인은 민관합동 조사단의 추가 조사로 밝혀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시장은 “먹는 물 문제는 시민들의 기본적인 생활과 직결된 시민안전에 관한 일인 만큼 정도의 심각성을 떠나 엄중하게 인식해 대응하겠다”며 “상수도관 외에 물이 주택으로 들어가는 인입선이 문제일 수도 있으므로 문제가 생긴다면 교체 지원 등으로 해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중 선임기자, 오주환 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