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평신도 원로인 두상달(80) 장로는 평생 선교와 봉사, 가정 사역을 위해 헌신해왔다. 그는 20대 때 예수를 믿고 청소년, 청년, 실업인 선교를 위해 애써왔고 한국교회의 주요 기관과 단체의 수장으로 쓰임 받았다. 현재 칠성산업 대표이사이면서 ㈔가정문화원 이사장, ㈔대한민국국가조찬기도회장을 맡고 있다. 두 장로는 나이 여든이지만 ‘인생 후반전 멀티플레이어’로 불린다. 지금도 각종 일정으로 바쁘다. 지난 25일 서울 삼성동 칠성산업 대표이사실에서 만나 평신도 원로로서 지난 삶과 앞으로의 계획, 후배들을 위한 조언 등을 들어봤다.
-지난 60여 년간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단연 예수님을 믿은 거다. 대학 3학년 때 예수님을 만났다. 한국대학생선교회(CCC) 집회에 참석했다가 고 김준곤 목사님의 메시지에 사로잡혔다. ‘민족의 가슴마다 피 묻은 그리스도를 심어 이 땅에 푸른 그리스도의 계절이 오게 하자.’ 그것이 내게 콜링이었고 예수님과의 만남이었다. 이후 CCC에서 제자훈련을 받았고 많은 집회를 준비하며 리더로 훈련받았다. 서울 ‘엑스플로 74’에서는 배식과 숙소를 책임지는 본부장을 맡았다. 5일간 연인원 655만명이 참석했다. 취사를 준비하는 인원만 300여명이었다. 당시의 기도 열기와 함께 준비했던 과정이 눈에 선하다.”
두 장로는 대학원을 졸업하고 8년간 직장생활을 했다. 이어 무역회사인 칠성산업을 창업했다. 사업은 번창했다. 하지만 그를 향한 하나님의 계획은 삶의 현장에서 선교하고 봉사하는 것임을 깨달았다. 그는 청소년 단체에서 활동한 경험을 살려 한국십대선교회(YFC) 이사장을 맡았다. 1984년부터 30여 년간 중동선교회 이사장을 했다. 국제기아대책기구(기아대책) 창립 멤버로 참여해 2009년부터 7년간 이사장으로 활동했다. 2015년 기독실업인회(CBMC) 제16대 중앙회장으로 취임해 논산 육군훈련소에서 한국대회를 개최해 군 선교에 관심을 높이기도 했다.
-많은 기관과 단체의 수장을 지낸 소회는.
“항상 변화와 혁신을 추구했다. 변하지 않으면 도태되고 문제가 생긴다. 21세기를 대표하는 한 단어를 꼽으라면 ‘변화’다. 또 어떤 조직이든 중요한 것은 투명성, 정직성, 도덕성이다. 나는 그 어느 곳에서도 일체의 판공비를 받지 않았다. 출장 경비도 모두 자비로 썼다. 기관과 단체장의 명함도 내 돈으로 만들었다. 그만큼 철저히 관리했다. 본래 기관 단체의 리더로 섬기려면 자기희생이 있어야 한다. 현재도 기업을 경영하고 여전히 잘되기 때문에 부담이 없다. 전적인 하나님의 은혜다.”
-청소년, 청년에 대한 관심이 많은 줄 안다. 인생의 선배로서 조언한다면.
“도전하라고 말하고 싶다. 미래는 도전하는 자들의 몫이다. 환경을 탓하는 이들은 인생의 실패자다. 한국의 똑똑한 젊은이들이 노량진 학원가로 몰린다는 데 안타깝다. 한국에 있지 말고 세계로 나가야 한다. 정부는 우리 젊은이들이 해외에 나가 마음껏 도전할 수 있도록 기회를 많이 만들어줘야 한다.”
두 장로는 가정사역자로도 유명하다. 그는 아내 김영숙 권사와 1990년 가정문화원을 열고 가정 회복을 위해 힘써왔다. 부부가 같이 강연하고 주례하고 방송에 출연했다. 교회뿐만 아니라 기업과 단체 등에서 3500여 회 강연했다. 김 권사는 서울가정법원 가사조정위원, 안양교도소 교정위원으로 34년째 봉사해 올 3월 대통령으로부터 국민포장을 받았다.
-가정 회복을 위한 비결, 하나만 소개해달라.
“지는 게 이기는 거다. 가정에서 배우자를 이겼다고 국민소득 올라가지 않는다. 오히려 떨어진다. 져주면 상대의 마음을 얻고 행복한 가정을 이룰 수 있다. 가정은 서로 다른 사람이 만나 이뤄진다. 그래서 어렵다. 하지만 조화를 이루면 그 자체로 ‘종합예술’이다. 엄청난 시너지가 나온다.”
-국가조찬기도회에 대통령이 참석하지 않은 것을 두고 말이 많다.
“이 나라의 정치 지도자와 교계 지도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나라를 위해 기도한다는 것은 큰 축복이다. 이런 자리에 문재인 대통령이 함께하지 못한 것은 아쉽다. 하지만 국가조찬기도회는 대통령만을 위한 기도회가 아니고 이 나라와 수많은 지도자를 위한 자리다. 최근 계층·지역·이념 간 갈등이 심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함께 모여 기도한 것만으로 큰 의미가 있다. 기도는 능력이 있다. 기도하는 민족은 망하지 않는다. 하나님께서 이 나라를 지키고 보호하실 것이다.”
-앞으로 계획은.
“특별한 것은 없다. 기존에 돕던 기관과 단체를 더 섬기면서 더 열심히 봉사하고 선교하겠다. 그래서 인생 후반전을 아름답게 사는 롤 모델이 되고 싶다. 사업도 계속할 것이다. 현재 경기도 양평 전원주택 개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전병선 기자 junb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