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사우디 아람코, ‘수소 경제 확산’ 의기투합

입력 2019-06-26 19:02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25일 정의선(왼쪽)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과 아민 H 나세르 아람코 대표이사 사장이 수소에너지 및 탄소섬유 소재 개발 협력 양해각서(MOU)에 서명한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제공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기업인 아람코가 현대자동차와 수소 경제 확산을 위해 협력한다. 사우디 투자청은 국내 기업 10곳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했고, 아람코가 대주주로 있는 에쓰오일은 2024년까지 7조원을 투자한다.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의 방한을 계기로 한국과 사우디의 경제 협력이 크게 강화되는 모양새다.

현대차는 25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아람코와 수소에너지 및 탄소섬유 소재 개발 협력 강화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MOU를 체결했다고 26일 밝혔다.

양사는 우리나라에서 수소 공급 및 수소 충전소 확대를 위해 협력을 강화한다. 또 사우디아라비아 내 수소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한 실증 사업도 추진한다. 아람코는 현대차의 승용 수소전기차, 수소전기버스를 사우디아라비아에 도입한다.

양사는 저비용 탄소섬유(CF), 탄소섬유 강화플라스틱(CFRP) 제조 및 활용을 통해 자동차와 비자동차 부문에서 탄소섬유 소재가 시장에 확대 적용될 수 있는데도 힘을 모은다. 새로운 자동차 관련 비즈니스 및 미래 자동차 기술에 대해서도 전반적으로 협력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현대차그룹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사우디 아람코와 현대차 간 협력을 통해 수소 인프라 및 수소전기차 확대는 물론 미래 수소에너지 중심 사회도 함께 리딩해 나갈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아람코는 현대차 등 12곳의 한국기업과 사업 협력을 체결했다. 아람코, 현대중공업, 사우디 산업투자공사는 사우디 내 엔진 제작 및 AS 합작회사 설립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아람코는 현대오일뱅크와는 사우디 원유를 현대오일뱅크에 공급하는 원유공급 협약을, 한국석유공사와는 한국 내 잠재 원유비축 방안 확보를 위한 협약을 맺었다. 아람코가 대주주로 있는 에쓰오일은 2024년까지 7조원을 투자해 석유화학 시설을 고도화 2단계 프로젝트에 착수한다. 에너지 전환 시대에 맞춰 ‘석유에서 화학으로(Oil to Chemical)’ 행보를 본격화한다는 목표다.

2단계 투자는 스팀크래커 및 올레핀 다운스트림(SC&D) 프로젝트에 투입된다. SC&D 프로젝트는 나프타와 부생가스를 원료로 연간 150만t 규모의 에틸렌 및 기타 석유화학 원재료를 생산하는 스팀크래커와 폴리에틸렌(PE), 폴리프로필렌(PP) 등 고부가가치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하는 올레핀 다운스트림 시설로 구성된다.

사우디 투자청(SAGIA)은 이날 코트라와 ‘사우디-한국 파트너십 컨벤션’ 행사를 열고 한국 기업 10곳과 경제협력 확대를 위한 MOU를 체결하고 내년에 한국사무소를 개설한다고 밝혔다.

체결되는 MOU 및 약정은 금융, 미디어, 제조, 석유화학 및 재생에너지 분야 등이다. 한국 기업에 사우디 내 사업체 설립을 허가하는 신규 라이선스 발행도 포함된다. MOU는 모두 15건으로 사우디 보건복지부, 중소기업청, 사빅(SABIC) 등 사우디 정부기관 및 기업 8곳과 분당서울대병원, IBK기업은행, 삼성바이오에피스 등 한국 기업·기관 10곳이다. 사우디 내 기업 설립 허가는 커피생두 거래업체인 C2C 플랫폼 등 2개 업체가 받았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