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목고 놔두고 자사고만 일반고 전환 추진 이해 못한다”

입력 2019-06-26 19:24
김철경(앞줄 왼쪽 세번째) 서울 자율형사립고 교장연합회장을 비롯한 자사고 교장들이 지난 3월 서울 종로구 이화여고 화암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재지정 평가 거부 등 입장을 밝히고 있다. 김 교장은 26일 오후 입장문을 내고 자사고를 반대했다. 뉴시스

서울 자율형사립고 단체 대표가 “교육청이 특목고는 그대로 두면서 자사고만 일반고로 전환하려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며 서울시교육청이 다음 달 자사고 재지정 평가 결과를 발표하면 법정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서울자사고교장연합회장인 김철경 대광고 교장은 26일 입장문을 내고 전날 ‘자사고는 시대적 소명을 다했다’고 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의 발언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그는 “일반고에도 자사고와 같은 수준의 자율성이 부여돼 있다면 같은 ‘후기선발고’로서 선의의 경쟁을 하도록 놔두고 학생과 학부모에게 선택권을 줘야 한다. 자사고가 시대적 소명을 다했다는 것이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앞서 조 교육감은 한 언론사 인터뷰에서 “2015년 개정교육과정 도입 이후 일반고도 자사고와 같은 수준의 자율성을 부여받아 이제 자사고의 시대적 소명이 다했다”며 “고교학점제 등을 활용하면 자사고가 일반고 중심 고교체제에 편입돼도 건학이념에 맞는 다양하고 특색 있는 교육과정·학교운영이 가능할 것”이라고 했었다.

이에 대해 김 교장은 “일반고 교육체제 안에서 건학이념에 맞는 특색 있는 교육을 하라는 취지로 이해한다. 그렇다면 과학고와 영재학교, 특성화고, 예술고 등 특수목적고도 폐지하고 고교체제를 단일화해야지, 공립 특목고와 자율형공립고 등은 그대로 두고 자사고만 일반고로 전환하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자사고가 사교육을 조장한다는 주장에 대해 “중학교 내신성적과 무관하게 누구나 지원할 수 있고 면접·추첨으로 학생을 뽑는 서울형 자사고는 사교육과 거리가 멀다. 자사고는 방과후수업 등으로 학업 부진을 보충해주지만 (일반고는 그렇지 못해) 공부를 하려는 학생이면 일반고에 다닐 때 사교육에 더 의존한다”고 반박했다.

다음 달 교육청이 발표 예정인 자사고 13곳 평가결과에 대해서는 “학교별로 학교법인에서 (일반고 지정취소 결정 효력정지) 가처분신청과 행정소송을 제기할 것으로 안다. 평가 전반의 공정성에 이의를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안규영 기자 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