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구단들이 ‘외인(外人)’에 웃고 울고 있다. 개막을 앞두고 야심 차게 새로 영입한 외국인 선수들의 활약이 천차만별이어서다.
외국인 선수의 역할은 K리그 구단의 한 해 성적을 좌우할 정도로 막중하다. 올 시즌을 앞두고도 여러 외인들이 당찬 출사표를 내며 K리그에 발 디뎠다. 정규 라운드의 절반이 지난 지금, 외국인 새내기들은 각기 다른 성적표를 받았다. 금세 적응해 빼어난 기량을 선보이는 선수도 있지만, 기대 이하의 실력으로 방출된 이도 있다.
FC 서울의 스트라이커 알렉산다르 페시치는 올 시즌 최고의 외인으로 꼽힌다. 세르비아 수페르리가 득점왕 출신인 페시치는 초반 교체로 나오며 적응을 마친 뒤 득점력을 뽐내고 있다. 14경기에 나와 9골을 터뜨리며 25일 기준 리그 득점 1위에 올랐다. 경기 최우수선수(MVP)로도 네 번이나 선정됐다.
서울의 오랜 라이벌 수원 삼성도 신입 아담 타가트의 플레이에 만족하고 있다. K리그 베테랑인 데얀 이상의 골 결정력을 선보이며 7골 1도움을 올렸다. 특히 3강인 전북 현대와 서울, 울산 현대를 상대로 모두 골을 넣으며 해결사로 자리했다. 지난 23일 전북전에서는 후반 26분 극적인 동점골로 귀한 승점 1점을 안겼다.
반면 높은 기대치에 비해 아쉬운 모습을 보이는 경우도 적지 않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출신으로 관심을 모았던 경남 FC의 미드필더 조던 머치는 5월 초 햄스트링을 다쳐 두 달 가까이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지난 4월 상주 상무와의 경기에서는 넘어져 있던 박용지의 얼굴 부위를 뒷발로 차 제재금 300만원의 징계도 받았다. 팀 내 플레이메이커인 머치를 잃은 후 경남은 리그 10위에서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브라질 콤비인 세징야와 에드가 실바로 재미를 본 대구는 또 다른 브라질 공격수 다리오를 영입했지만 실패했다. 등 번호 7번을 단 다리오는 이번 시즌 리그 3경기에 출전해 슈팅 3개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대구는 지난 15일 다리오와 상호 합의하에 계약을 해지했다고 밝혔다. 대구 관계자는 “공격 자원이 부족한 만큼 새로운 외국인 선수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박항서 키드’로 인기를 끈 인천 유나이티드의 새 얼굴 응우옌 콩 푸엉은 코리안 드림을 이루지 못하고 떠났다. 호앙아인잘라이(HAGL)에서 일 년 간 임대 온 콩 푸엉은 인천에서 총 8경기에 나섰으나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했다. 결국 지난 2일 인천은 “유럽 무대에서 도전하고 싶다는 콩 푸엉의 의사를 받아들였다”라며 상호 합의 아래 임대를 종료했다.
방극렬 기자 extre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