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문 대통령, 국민과 소통하기로 한 초심 잃지 말아야”

입력 2019-06-25 04:04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24일 국회 당대표실에서 국민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황 대표는 “헌법 가치에 충실한 정치활동을 하는 분들에게 한국당 문은 언제나 열려 있다”고 말했다. 권현구 기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이 국민과 수시로 소통하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한 초심을 잃지 말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지금의 문 대통령은 야당의 목소리에 귀 막고 지지층만 바라보는 ‘마이웨이 정치’를 한다는 비판이다.

황 대표는 24일 국회 당대표실에서 국민일보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하며 “헌법 가치에 충실한 자유우파가 한국당을 중심으로 뭉쳐 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의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 지명에 대해서는 “정치보복 수사를 계속하겠다는 뜻을 공식화한 것”이라며 인사청문회 때 송곳 검증을 예고했다.

지난달 대구의 사찰 행사에 참석했을 때 합장을 거부했다는 논란에 대해서는 “저는 신앙을 가진 사람으로서 다른 종교를 폄훼한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당대표에 취임한 지 넉 달이 지났다. 취임 이후 당이 어떻게 변모했나.

“취임 후 여러 차례 싸워서 이기는 정당, 역량 있는 대안정당, 미래를 준비하는 정당이 되자고 얘기를 해왔다. 취임 후 처음 치른 4·3 국회의원 재보선에서도 그럭저럭 선전했고,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정국에서는 투쟁할 줄 아는 면모를 보여줬다. 한국당이 문재인 정권과 맞서 싸워 이길 수 있는 유일한 야당이라는 인식을 가진 분도 많아졌다. 지긋지긋한 계파싸움도 없어졌지 않나. 미래를 향해 차근차근 진행하고 있다고 본다.”

-취임 후 한국당의 보수 색채가 강화됐다는 평가가 있는데.

“보수라 하면 좋은 것을 지키자는 거 아닌가. 그런 측면에서 보자면 보수 색채가 강화된 것은 좋은 것 아니겠나(웃음). 한국당은 좌다, 우다 말할 게 아니라 국민의 의사합일체인 헌법을 지향하는 정당이다. 그런 관점에서 보수니, 진보니 이렇게 나누는 것은 새 시대에 맞지 않는 이야기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인재 영입 작업은 어떻게 돼가고 있나. 박찬호 한국야구위원회 국제홍보위원과 이국종 아주대 교수 등도 거론되는데.

“인재 영입 작업은 지금도 활발하게 하고 있다. 그런데 단지 총선을 목적으로 하는 건 아니다. 역량 있는 대안정당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역량 있는 인재를 확보해야 하지 않겠나. 그런 의미에서 인재 영입도 폭넓게 하려고 하고, 마음을 같이하려는 분들이 모이고 있다. 박 홍보위원이나 이 교수 등은 실무진 차원에서 이런 분들을 영입하면 어떻겠느냐 하는 논의를 한 것이지 영입하기로 결정한 것은 아니다.”

-내년 총선 공천은 어떤 방향으로 전개할 것인가.

“크게 세 가지다. 이기는 공천과 공정한 공천, 경제와 민생 살리는 공천이 돼야 할 것이다. 이기지 못한다면 결과적으로 좋은 공천이 될 수 없고, 불공정 시비가 전혀 없을 수는 없지만 객관적으로 공정하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는 공천이 돼야 한다. 또 우리 당이 역량을 모으기 위한 궁극적 목표는 경제와 민생을 살려달라는 국민의 바람을 이뤄드리는 것이므로 여기에 주안점을 둬야 한다. 현역 의원 교체율 같은 구체적 기준은 아직 잡혀있는 게 없다.”

-최근 홍문종 의원이 탈당 후 대한애국당으로 갔다. 보수 분열의 우려가 높아지는데.

“홍 의원의 탈당이 큰 의미가 있다고 보지는 않는다. 지금은 헌법 가치에 충실한 자유우파가 한국당을 중심으로 뭉쳐 문재인 정권의 폭정에 맞서 싸워야 한다. 그게 자유우파의 책무다. 그런 의미에서는 우리의 지평을 넓히기 위해 뜻을 함께하는 분들을 폭넓게 모시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과 원희룡 제주지사 등 당 밖의 주자들도 포함되나.

“그렇다. 헌법적 가치에 동의하는 분들이 폭넓게 들어와 무너져가는 대한민국을 살려야 한다. 우리 당의 문은 항상 열려 있다. 함께 좌파의 폭정을 막아내고 국민이 행복한 나라를 만드는 데 힘을 모아야 한다.”

-최근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와의 과거 ‘악연’이 회자되고 있다.

“허허. 윤 후보자와 악연이라고 할 것은 없다. 악연이라고 하는 사람들은 2013년 국가정보원 댓글 수사 당시 법무부 장관이던 제가 수사팀에 외압을 넣었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인데, 검찰총장을 통해 수사를 지휘할 수 있는 제가 뭐 하러 수사팀에 압력을 넣었겠나. 윤 후보자에 대해 개인적인 감정도 전혀 없다. 다만 문재인 대통령이 윤 후보자를 지명한 것은 적폐청산을 빙자해 정치보복을 계속 하겠다는 의지를 공식화한 것 아닌가 생각한다. 검찰의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 측면에서 굉장히 우려할 만한 인사다. 청문회 과정에서 국민적 검증을 받아야 된다.”

-제1야당 대표로서 문 대통령이 잘하는 부분과 잘못하는 부분을 든다면.

“문 대통령이 취임 초기에는 국민과 소통을 하려는 노력을 많이 했다. 그런 부분은 잘한 점으로 꼽을 수 있다. 다만 점점 그런 모습이 바뀌어가고 있다. 지금 대통령이 국민하고 소통을 하고 있나. 국민의 소리를 경청하고 정치적 입장을 달리하는 야당의 이야기를 잘 듣고 있나. 잘못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경제, 정말 폭망(폭삭 망했다는 뜻) 아니냐. 삼척항 북한 선박 입항 사태처럼 안보도 무너졌다. 대통령이 하루빨리 고칠 것은 고치고 방향 전환을 해야 한다.”

-최근 합장 논란 등 종교로 인한 논란이 일었다. 강한 종교 색채가 정치 행보에 부담이 될 것이란 지적도 있는데.

“저의 신앙이 소중한 것처럼 다른 종교 가진 분들도 존중돼야 한다. 다른 종교를 폄훼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그런 관점에서 이해해주길 바란다.”

지호일 이종선 김용현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