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4일 서울 강동구 삼성물산 사무실을 방문해 구내식당에서 직원들과 함께 점심식사를 하는 등 현장 경영 행보를 확대했다. 주력계열사인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다른 관계사 현장도 직접 챙기며 하반기 경영 환경을 점검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이 부회장은 이날 오전 삼성물산을 방문해 이영호 삼성물산 건설부문 사장, 최성안 삼성엔지니어 사장 등과 회의를 했다. 회의는 사우디아라비아 모하메드 빈 살만 알 사우드 왕세자의 방한을 앞두고 사전점검 성격으로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모하메드 왕세자는 26일 1박2일 일정으로 방한하고, 이 부회장 등 주요 기업 총수들과 만날 예정이다.
이 부회장은 모하메드 왕세자와의 만남에 앞서 삼성물산과 삼성엔지니어링의 역량을 결합해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창출하라고 독려했다. 이 부회장은 삼성물산 사장단에게 “중동지역 국가의 미래산업 분야에서 삼성이 잘해낼 수 있는 부분을 찾아보고 협력강화 방안을 마련해 발 빠르게 대응해야 한다”면서 “기회를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틀을 깨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이후 구내식당에서 점심을 먹었다. 삼성물산 직원들은 이 부회장이 구내식당에서 줄을 서서 기다리는 모습을 찍어 블라인드 게시판에 올리기도 했다. 이 부회장이 직원들과 함께 어울리는 모습이 공개된 것은 올해 1월 이후 6개월 만이다.
삼성물산 방문은 이 부회장이 최근 이어가고 있는 현장 경영의 일환이라는 게 재계의 분석이다. 이달 초 삼성전자 반도체(DS), 스마트폰(IM)부문 사장단과 만나 투자 및 미래 먹거리 개발에 집중할 것을 주문했던 이 부회장은 지난 17일에는 경기도 수원에 위치한 삼성전기 수원사업장을 방문해 이윤태 삼성전기 사장 등 주요 임원진과 2시간가량 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삼성물산 방문을 계기로 이 부회장이 비전자계열사 챙기기도 본격적으로 나설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