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현장 경영 잰걸음… 비전자 계열사도 챙긴다

입력 2019-06-24 19:10 수정 2019-06-24 23:29
이재용(맨 앞) 삼성전자 부회장이 24일 서울 강동구 삼성물산 구내식당에서 직원들과 함께 점심 식사를 하기 위해 식판에 반찬을 담고 있다. 삼성물산 블라인드 게시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4일 서울 강동구 삼성물산 사무실을 방문해 구내식당에서 직원들과 함께 점심식사를 하는 등 현장 경영 행보를 확대했다. 주력계열사인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다른 관계사 현장도 직접 챙기며 하반기 경영 환경을 점검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이 부회장은 이날 오전 삼성물산을 방문해 이영호 삼성물산 건설부문 사장, 최성안 삼성엔지니어 사장 등과 회의를 했다. 회의는 사우디아라비아 모하메드 빈 살만 알 사우드 왕세자의 방한을 앞두고 사전점검 성격으로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모하메드 왕세자는 26일 1박2일 일정으로 방한하고, 이 부회장 등 주요 기업 총수들과 만날 예정이다.

이 부회장은 모하메드 왕세자와의 만남에 앞서 삼성물산과 삼성엔지니어링의 역량을 결합해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창출하라고 독려했다. 이 부회장은 삼성물산 사장단에게 “중동지역 국가의 미래산업 분야에서 삼성이 잘해낼 수 있는 부분을 찾아보고 협력강화 방안을 마련해 발 빠르게 대응해야 한다”면서 “기회를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틀을 깨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이후 구내식당에서 점심을 먹었다. 삼성물산 직원들은 이 부회장이 구내식당에서 줄을 서서 기다리는 모습을 찍어 블라인드 게시판에 올리기도 했다. 이 부회장이 직원들과 함께 어울리는 모습이 공개된 것은 올해 1월 이후 6개월 만이다.

삼성물산 방문은 이 부회장이 최근 이어가고 있는 현장 경영의 일환이라는 게 재계의 분석이다. 이달 초 삼성전자 반도체(DS), 스마트폰(IM)부문 사장단과 만나 투자 및 미래 먹거리 개발에 집중할 것을 주문했던 이 부회장은 지난 17일에는 경기도 수원에 위치한 삼성전기 수원사업장을 방문해 이윤태 삼성전기 사장 등 주요 임원진과 2시간가량 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삼성물산 방문을 계기로 이 부회장이 비전자계열사 챙기기도 본격적으로 나설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