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29일 1박2일 일정으로 공식 방한한다. 30일에는 문재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북한 비핵화 협상과 관련해 공조 방안을 논의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국빈방한 당시 무산됐던 비무장지대(DMZ) 방문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일각에서 제기되는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남·북·미 3자 정상회의 가능성에 대해서는 “절대 아니다”고 부인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24일 “트럼프 대통령이 29일부터 1박2일간 한국을 공식방문할 예정”이라며 “지난 4월 미국 워싱턴 한·미 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이 초청한 데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정상회담은 문 대통령 취임 후 8번째이자 워싱턴 한·미 정상회담 이후 80일 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9일 오후 도착해 30일 청와대에서 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다. 고 대변인은 “양 정상은 한·미동맹을 더욱 공고히 하면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기초로 항구적 평화 구축을 위한 양국의 긴밀한 공조 방안에 관해 심도 있는 논의를 하게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정부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방한 기간 DMZ 방문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에도 DMZ 방문을 위해 헬기를 띄웠지만 기상 악화로 회항한 바 있다. 당시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DMZ를 방문하기 위해 해당 군부대까지 육로를 이용해 먼저 도착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DMZ 방문 계획이 구체화되면서 판문점 북·미 대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전문가 의견을 빌려 트럼프 대통령이 판문점에서 김 위원장과 만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시기가 오는 28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 한·미·중·일·러 주요국 정상 간 연쇄 회담 직후라 북한의 반응에 더욱 이목이 쏠린다. 이에 대해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에 와 우리나라 대통령을 제외하고 북한 정상과 만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남·북·미 3자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도 전혀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 방한 전 남북 정상회담 성사 가능성도 주목된다. 이 관계자는 “한반도 비핵화가 실현될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나 자양분을 마련하기 위해 여러 가지 방안을 제안하는 것”이라며 “남북 정상회담은 계속 열려 있다”고 말했다. 다만 G20 정상회의 개최 전까지 단 사흘만 남은 상황에서 남북 정상회담 개최는 물리적으로 어렵다는 의견이 많다. 다른 관계자는 “남북 정상회담 시기의 경우에는 계속 상황에 따라 변화하고 있다”며 “마지노선을 정하는 건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 5·26 판문점 정상회담도 북측에서 20시간 전에 알려줬기 때문에 28일 전까지 아직 시간이 남아 있다는 주장도 있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