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출신의 세계적 지휘자 오스모 벤스케(66) 신임 서울시립교향악단 음악감독은 24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서울시향 연습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서울시향이 성장하려면 콘서트홀이 반드시 필요하다. 세계적 악단은 연습 공간과 연주 공간이 동일하다”고 밝혔다.
벤스케는 2015년 말 사임한 정명훈 전 음악감독에 이어 내년 1월부터 3년간 서울시향을 이끌게 된다.
그는 “서울시향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전용 콘서트홀이 필요하고, 세계적 음반사에서 음반을 발매하고, 국제적인 클래식 페스티벌에 참여해야 한다”며 “이 세 가지는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돼 상승작용을 일으킬 것이다. 이를 위해 서울시향 구성원들은 ‘원팀(One Team)’이라는 인식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03년부터 미국 미네소타 오케스트라 음악감독으로 재직 중인 그는 이 오케스트라를 비롯해 여러 악단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키워 ‘오케스트라 빌더’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그동안 네 차례 서울시향과 호흡을 맞춘 벤스케는 “유수의 오케스트라도 지휘자가 새로운 시도를 하면 거부반응을 보이곤 한다”며 “서울시향은 새로운 시도에 항상 열려 있고, 잠재력이 풍부하다”고 호평했다.
한국을 이해하기 위해 미리 책을 읽기도 했다. 그는 “전쟁 중 일본으로 이민 간 한국인들에 대한 소설 (이민진의) ‘파친코’를 읽었다”며 “한국에 대해 잘 이해할 수 있어 좋았다”고 했다. 벤스케는 2015년 미국과 쿠바의 수교 후 미국 오케스트라 최초로 쿠바 투어를 했다. 그는 “분단된 한반도 상황을 잘 알고 있고, 평양에서 연주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마다할 이유가 없다”고도 했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