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에서 팝·블루스까지… 한강변 음악 향연, 화합을 노래했다

입력 2019-06-23 22:00 수정 2019-06-23 23:11
국민일보와 공공정책연구원이 공동 주최·주관한 ‘2019 한강뮤직페스티벌’이 23일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 물빛무대에서 열렸다. 본선 진출자 중 한 팀인 윤태경밴드가 열띤 공연을 펼치고 있다. 김지훈 기자

‘2019 한강뮤직페스티벌’은 다채로운 음악과 시민들이 한데 어우러진 화합의 장이었다. 23일 오후 6시, 무더위에 한강을 찾은 수백명의 시민들은 물빛무대에서 흘러나오는 청량한 선율에 발길을 멈췄다. 이내 리듬에 맞춰 몸을 흔들거나 손뼉을 쳤다. 무대 위 청년들이 선보이는 국악, 팝, 블루스 등 이색적인 음악의 향연은 2시간 내내 시선을 붙들기에 충분했다.

한강뮤직페스티벌은 과거 명성을 누린 대학가요제의 연장선에 있는 행사다. 1977년 첫발을 뗀 대학가요제는 샌드페블즈, 무한궤도 등 수많은 스타들을 배출해내며 돌풍을 일으켰다. 하지만 아이돌 음악 위주의 시장 재편 등으로 인기가 서서히 사그라지다가 결국 2013년 폐지됐다.

쿠키뉴스가 2017년 6월 연 ‘쿠키뉴스 대학가요제’는 이런 가요제의 새로운 도약을 알리는 행사였다. 지난해 10월엔 국민일보가 바통을 받아 ‘2018 한강 대학가요제’를 성황리에 열었다. 이번엔 국민일보와 비영리 재단법인 공공정책연구원이 공동 주최·주관을 맡아 행사의 폭을 더욱 넓혔다.

참가자들은 초등학생과 대학생 등 다양한 연령층을 아울렀다. 170여개팀 중 쟁쟁한 실력을 갖춘 12팀(개인 포함)이 본선에 진출했다. 이들은 어쿠스틱, 랩, 발라드 등 이채로운 음악들로 무대를 가득 채웠다. 퓨전 국악 그룹 국쿠스틱의 소리꾼 양승은(25)씨는 “강바람 부는 큰 야외무대에서 국악을 선보일 수 있어 뜻깊었다.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청중과 함께 이야기 나누는 느낌이었다”고 전했다.

경쟁으로 점철된 기존 음악 공연과 달리 참가자 간 순위를 매기지 않는 행사라는 점이 눈길을 끌었다. 다문화가정, 장애인, 독거노인 등 소외계층을 포함해 전 국민이 하나 되는 축제이길 바라는 마음이 담겼다는 게 주최 측 설명이다. 가족 3명과 함께 공연을 관람한 박광기(49)씨는 “여러 세대의 음악을 다채롭게 즐길 수 있었다. 공연을 자주 보진 않는 편인데, 좋은 기억으로 남을 것 같다”고 했다.

20분밴드가 변재운 국민일보 사장에게 국민일보 사장상을 받는 모습. 김지훈 기자

지난해 가요제 대상 수상자인 BUT팀을 비롯해 가수 왁스와 현진우, 진정아 등이 축하 공연 무대에 올라 분위기를 뜨겁게 달궜다. 국민일보 변재운 사장은 “서울을 상징하는 한강에서 시민들과 축제의 장에 함께할 수 있어 기쁘다”며 “이 행사를 음악으로 화합하는 국민 어울림 축제로 승화시키겠다”고 했다.

강경루 기자 r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