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영의 못 말리는 ‘민통선 사랑’

입력 2019-06-24 04:03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017년 첫 통일 걷기 행사를 진행할 당시 모습. 이 원내대표 페이스북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다음 달 27일 ‘2019 통일 걷기’에 나선다. 통일 걷기는 강원도 고성에서 경기도 파주 임진각까지 비무장지대(DMZ)와 가까운 민간인 출입통제선을 하루에 20㎞ 이상씩, 매일 총 340㎞를 걷는 행사다. 이 원내대표는 2년 전부터 평화와 통일을 주제로 매년 여름 ‘통일 걷기’를 해왔는데, 원내대표가 된 올해에도 직접 참석한다는 계획이다.

23일 이 원내대표 측에 따르면 올해 통일 걷기는 예년보다 더 큰 규모로 진행될 전망이다. 지난해까지는 당직이 없었지만 올해엔 집권여당의 핵심인 원내대표가 된 상황에서 행사를 열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는 전국에서 선발된 대학생 20여명과 함께 걸었지만 올해는 노동자, 청년, 외국인, 노년층 등 대상을 넓힐 계획이다. 지난 4월 27일과 이달 1일 민간에 처음 개방된 고성·철원 ‘DMZ 평화의 길’도 이번 걷기 코스에 일부 포함된다. 특히 매주 화요일 오전마다 국회에서 진행되는 원내대책회의가 민통선에서 열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 원내대표는 연차를 내고 최대한 모든 일정에 동참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현재 원내대표인 점을 감안, 예년처럼 일정 전체에는 참여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통일 걷기가 정전협정이 체결된 다음달 27일부터 13일 동안이나 진행되기 때문이다.

이 원내대표가 3년째 통일 걷기에 나선 것은 통일과 평화 이슈가 본인의 ‘트레이드마크’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 원내대표는 20대 국회에서 남북경제협력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았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와 정보위원회에 소속돼 있기도 하다. 앞서 그는 첫 통일 걷기 행사를 마친 뒤 ‘2017 통일 걷기, 민통선을 걷다’라는 제목의 책도 출간했다. 원내대표실 관계자는 “이 원내대표는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로 남북 관계가 경색됐던 2017년부터 일관되게 평화·통일의 가치를 강조해 왔다”며 “스스로 자신을 가장 잘 나타내는 ‘브랜드’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는 국회 정상화 협상이 다음 달까지 장기화될 경우 원내대표가 국회를 비우고 개인 활동에 나서는 모양새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신재희 기자 j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