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사진) 자유한국당 대표가 ‘외국인 근로자 차등 적용’ 발언과 ‘아들 스펙’ 발언 등으로 연이어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초보 정치인의 실언이라는 시각부터 정치적 목적의 의도된 말이라는 분석까지 황 대표의 발언을 두고 여러 해석이 나온다.
황 대표는 지난 21일 숙명여대 강연에서 “아들이 스펙도 하나도 없었고, 학점도 3점도 안 됐다. 토익 점수도 800점대였다”며 “그런데도 특성화된 역량을 쌓아 대기업 다섯 군데에 최종 합격했다”고 말했다.
이 말은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의 비판을 불렀다.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자기 아들의 우월성을 은연중 드러내는 전형적인 꼰대 발언”이라고 비꼬았다. 김정화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누가 봐도 아빠 스펙”이라며 “소통도 공감도 제로인 황 대표의 청년 이해 수준이 참담하다”고 지적했다.
황 대표는 지난 19일 외국인 근로자 임금 문제를 언급했다가 곤욕을 치렀다. 그는 부산 중소기업 대표들을 만난 자리에서 “외국인은 그동안 우리나라에 기여해 온 바가 없기 때문에 임금 수준을 똑같이 유지해줘야 한다는 건 공정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여야 4당은 “외국인 차별” “근로기준법 및 국제노동기구(ILO) 협약 위배” 등으로 공격했다.
황 대표는 정치권이나 언론이 발언의 본질보다 논란 만들기에 열을 올린다는 입장이다. 그는 아들 스펙 논란과 관련, 지난 21일 페이스북 글을 통해 “학생들의 고정관념을 깨면 꿈을 이룰 수 있는 다양한 길을 찾을 수 있다고 알리고 싶었다”고 해명했다. 외국인 근로자 발언에 대해서는 20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제 말의 본질은 외국인을 차별하자는 게 아니라 과도한 최저임금 인상의 부작용을 바로잡자는 것이었다”고 반박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아들 스펙 발언은 눈치가 없었던 말로 보이지만 외국인 근로자 문제는 의도된 것”이라고 해석했다. 외국의 경우도 경제 상황이 나빠지면 반외국인 정서가 확산되는데 황 대표도 그 부분을 노렸을 수 있다는 것이다. 박상병 인하대 초빙교수는 “전통 보수의 틀에 갇힌 인식의 한계”라며 “공안검사로 살면서 다양한 고민을 해보지 않다보니 몸에 밴 보수 성향 발언이 나왔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김용현 기자 fa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