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차 직원 임원 발탁” 유니클로 파격 인사정책

입력 2019-06-24 04:06
유니클로가 입사 3년차 직원을 연봉 1억~3억원대의 간부로 발탁하는 파격적인 인사정책을 시행하기로 했다.

유니클로의 모회사인 패스트리테일링의 야나시 다다시 회장은 우수 신입사원 확보를 위해 내년부터 개편된 인사제도를 실시한다고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3일 보도했다. 야나시 회장은 “비정규직이라도 일을 잘하면 시급을 높이거나 정규직 수준의 월급을 주겠다. 그리고 우수한 직원은 입사 3년 뒤부터 자회사 임원으로 임명하고 연봉도 최대 3000만엔(약 3억2500만원)으로 올리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내년에 입사하는 신입사원은 첫 3~5년 동안 점포와 정보기술(IT) 분야에서 경험을 쌓은 뒤 능력에 따라 직급이 매겨진다. 연봉도 일본 내에서는 1000만엔, 북미와 유럽지역에서는 2000만~3000만엔 정도까지 받을 수 있다. 패스트리테일링은 그동안 신입사원을 손님접대나 점포운영 관련 업무를 먼저 배우게 한 뒤 대부분 매장에 배치하던 관행을 없애고 특기와 능력에 따라 IT와 디자인 등의 부서로 바로 보내는 비율도 늘릴 방침이다.

일본에서 인재 확보를 위해 연공서열 파괴에 나서는 것은 패스트리테일링만이 아니다. 지난 6월 전자업체 소니도 인공지능(AI) 전문가와 소프트웨어 개발자 등 고급 인력에게는 초임을 평균보다 최대 30%가량 더 준다고 발표했다. 약 400명인 올해 신입사원 가운데 5% 정도가 평가를 거쳐 연봉 상향 혜택을 누릴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기준으로 소니 신입사원 연봉은 560만엔이지만 30%를 더 받으면 730만엔(약 8000만원)이 된다.

일본의 회전초밥 전문업체 구라즈시는 내년 봄 신입사원 채용 요강에서 소니를 능가하는 초임 연봉을 제시해 주목받았다. ‘간부후보생’ 자격으로 이 회사가 모집하는 신입사원은 10명인데, 입사 첫해 연봉이 1000만엔(약 1억900만원)으로 전체 회사 직원 평균 연봉 450만엔보다 2배 이상 높다.

구라즈시가 내건 간부후보생의 자격은 국적 불문, 26세 이하, 토익 800점 이상으로 해외에서 영업할 수 있는 수준의 영어 실력을 갖추면 된다. 채용 후 2년째부터는 본인의 능력과 실적에 따라 연봉 조정이 이뤄진다. 구라즈시는 첫 2년 동안 국내 점포와 본부에서, 그 후 1년간은 해외 점포 등에서 연수를 받게 한 뒤 경영전략이나 기획을 담당하는 간부로 키울 계획이다.

니혼게이자이는 “일본 기업은 연공서열의 뿌리가 깊어 능력 있는 젊은 사원의 의욕을 꺾거나 인재를 외국에 뺏기는 일이 많았다”면서 “철저한 능력우선주의로 우수 인력을 배출하면 일본 경제 성장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