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아지며 대출시장에 ‘저금리 바람’이 불고 있다. 다음 달 새로운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금리 기준이 시행되면 시중은행의 변동형 대출금리는 더 내려간다. 금융권은 주 수익원이던 예대마진(예금금리와 대출금리 격차)에서 벗어나 자산관리(WM), 퇴직연금 등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다음 달 15일부터 새로운 산출 기준에 따라 책정하는 잔액 기준 코픽스 금리가 발표된다. 시중은행은 코픽스 금리를 기준금리로 두고 여기에 가산금리를 더해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를 결정한다. 코픽스 금리는 시중은행 8곳의 정기 예·적금, 상호부금, 주택부금 등 자본조달 관련 비용을 취합해 산출한다. 잔액 기준과 신규취급액 기준으로 나뉘는데, 금융 소비자는 대출을 받을 때 둘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새로운 기준이 도입되는 코픽스 금리는 잔액 기준이다. 잔액 기준 코픽스 금리를 산출할 때 결제성 자금과 중소기업 대출을 위한 정부·한국은행 차입금 등을 추가 반영하면 기존 코픽스 금리보다 0.27% 포인트 정도 내려가게 된다. 금융 당국은 코픽스 금리 인하로 금융 소비자들이 연간 1000억~1조3000억원의 이자 비용을 절감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새 코픽스 금리는 신규 대출 차주에게만 적용된다. 이미 잔액 기준 코픽스 금리로 대출을 받은 차주는 중도상환수수료를 내고 갈아탈 수 있다.
또한 하반기에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 상품을 고정금리로 돌리는 정책모기지 상품이 나올 예정이다. 2015년 인기를 끌었던 안심전환대출 격이다.
금리 하락세가 뚜렷해지자 은행들은 새로운 수익원을 찾아 나서고 있다. KEB하나은행은 지난 21일 개인형퇴직연금(IRP) 수수료를 최대 95%까지 낮추겠다고 발표했다. 신한금융그룹도 퇴직연금 수수료 인하 방안을 밝혔었다. 금융시장의 유동성 확대를 예상하고 연금시장 선점에 뛰어든 것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대출 영업비중을 자영업자와 중소기업 대출 등으로 다양화하고, 자산관리 등 수익성 다각화를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