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5차 정상회담을 통해 한반도 문제의 대화를 통한 해결과 중국의 적극적 개입에 대한 공감대를 확인했다. 이로써 시 주석은 오는 28~29일 일본 오사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상대할 때 쓸 ‘김정은 지렛대’를 확보했다. 시 주석은 북·중 친선의 상징인 우의탑을 참배한 뒤 1박2일간의 방북을 마치고 21일 오후 중국으로 돌아갔다.
시 주석은 전날 평양 목란관에서 김 위원장이 주최한 만찬 연설에서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은 여러 사람이 바라고 지지한 것으로 대세”라며 “평화로운 대화의 기치를 계속 높여 지역 및 세계의 평화와 안정, 번영 실현을 위해 더 큰 공헌을 하자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말했다고 중국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시 주석은 “김 위원장과 성과 있는 회담을 통해 북·중 관계의 밝은 미래를 함께 그리며 중요한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도 만찬 연설을 통해 “북한은 늘 중국과 나란히 함께하며 북·중 친선의 새로운 장을 쓸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만찬에 앞서 정상회담에서는 인내심을 갖고 미국과 대화를 통해 한반도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매체들도 정상회담 기사를 대서특필했다. 특히 조선중앙통신은 “양 정상이 조선반도(한반도) 정세를 비롯한 중대한 국제 및 지역 문제에 대한 폭넓은 의견교환을 진행했다”고 밝혀 비핵화 문제를 심도 깊게 논의했음을 알렸다.
시 주석이 방북을 통해 김 위원장을 대화 테이블로 더 가까이 다가오게 하는 데에는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시 주석이 “한반도 비핵화 실현에 적극적 역할을 하겠다. 북한의 안보 해결을 위해 중국이 돕겠다”고 밝히면서 중국의 개입으로 비핵화 협상이 더 복잡해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미·중 간 무역협상이 타결되지 않을 경우 비핵화 협상도 진전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있다.
최승욱 기자,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