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사이언스 독감 백신, 기술력 탁월… 글로벌 공략 탄탄대로

입력 2019-06-23 22:17
SK바이오사이언스 연구원이 안동L하우스에서 대상포진백 세포를 배양하기 위한 공정을 진행하고 있다.

SK가 R&D 기술력과 우수한 임상데이터를 앞세워 국산 백신의 세계화에 나서고 있다. 백신 전문기업 SK바이오사이언스가 자체 개발한 3가 독감백신 ‘스카이셀플루’는 지난 4월 세포배양 독감백신으로는 세계 최초로 WHO(세계보건기구) PQ(Pre-qualification, 사전적격성평가) 인증을 획득했다.

특히 유정란이 아닌 동물세포를 배양해 생산된 독감백신은 PQ 인증 선례가 이전까지 없었다. 세포배양 방식의 독감백신은 기존 백신과 다르게 유정란을 사용하지 않고 최첨단 무균 배양기를 통해 백신을 생산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로 인해 항생제나 보존제의 투여가 필요 없고, 계란 알레르기가 있는 경우에도 좀 더 안심하고 접종이 가능할 뿐 아니라, 항생제에 대한 과민반응도 염려할 필요가 없다. 또 6개월 이상 걸리던 생산시간도 절반 이하 수준인 2~3개월로 줄어 신종플루처럼 유전자 변이를 일으킨 변종 독감에도 신속히 대응할 수 있다.

이 같은 장점으로 스카이셀플루는 출시 4년여 만에 국내에서만 1800만 도즈(1도즈는 1인 접종량) 이상의 판매 실적을 올렸다. 지난해 2월에는 SK바이오사이언스의 세포배양 독감백신 생산기술을 글로벌 백신기업에서 개발하는 ‘범용 독감백신’에 적용키 위한 기술수출 계약이 체결되기도 했다. 범용 독감백신은 바이러스 사이에 공통으로 존재하는 염기서열을 표적으로 해 다양한 변종 바이러스까지 예방할 수 있는 차세대 독감백신이다. 당시 체결된 기술 이전 및 라이선스 계약의 규모는 최대 1억5500만불로 국내 기업의 백신 기술 수출로는 사상 최대 금액이었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세계에서 두번째로 개발한 대상포진백신 ‘스카이조스터’도 국내 시장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동남아시아 등 이머징 마켓을 시작으로 해외시장 공략을 준비하고 있다. 높은 안전성과 유효성으로 2017넌 12월 출시 이후 지난해에만 약 35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블록버스터 의약품으로 자리매김 했다.

지난해 출시한 국내 두번째 수두백신 ‘스카이바리셀라’는 우수한 임상데이터를 기반으로 국내 시장 확대와 해외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국내외 19개 임상기관에서 만 12개월 이상~12세 미만 총 499명의 소아를 대상으로 한 다국가 임상3상에서 유효성을 확인했다. 특히 WHO PQ 인증을 받은 외국계 수두백신을 임상 대조군으로 활용해 접종 후 약 2배 높은 항체, 동등한 수준의 안전성 프로파일을 확인했다.

글로벌 백신 전문기업과 공동으로 개발 중인 차세대 폐렴구균 백신은 미국 FDA의 임상시험계획 승인을 통과하고 지난해 12월 임상 1상에 들어갔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데이터모니터 헬스케어에 따르면 폐렴구균 백신 시장은 2016년 미국, 일본 및 5개 주요 EU국가에서만 약 5조2000억원의 규모에 달해 차세대 백신을 성공적으로 선보일 경우 국산 백신의 세계화는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 시장은 2025년까지 약 7조1000억원의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차세대 혁신 기술로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프리미엄 백신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조민규 쿠키뉴스 기자 kioo@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