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흡기 질환 아이비엽 황련 복합추출물 효과

입력 2019-06-23 22:18
미세먼지와 황사는 기도를 자극해 기침, 가래, 염증 등 호흡기질환을 일으키는 유해 물질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018 건강 통계’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호흡기질환 사망률은 2011년 10만 명당 68.9명에서 2015년 76.2명으로 4년 사이 10만 명 당 7.3명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 환경이 악화되면서 호흡기질환에 ‘약’이 되는 두 가지 식물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일명 ‘담쟁이덩굴’로 불리는 식물 ‘아이비(Ivy)’는 유럽과 북아프리카에 주로 분포하는 데 서양의 오래된 건물 담장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아이비의 잎을 건조한 ‘아이비엽(Ivy leaf)’은 고대부터 가래를 묽게 해 밖으로 배출시키는 거담제로 사용됐으며, 오늘날에도 호흡기 관련 의약품의 원료로 널리 쓰인다.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 등지에서 재배되는 ‘황련(黃連)’은 대중에게 비교적 생소한 식물로, 노란빛의 뿌리줄기를 말려 약재로 활용된다. 항산화·항균·항염 효능이 있으며 가래를 녹이는 효과를 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두 천연물은 따로 사용했을 때보다 함께 사용할 때 진해, 거담, 항염, 기관지수축억제 등에서 시너지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4월 안국약품과 중앙대학교 약학대학 황광우 교수팀은 미세먼지·황사로 폐 염증이 유발된 쥐 모델에서 아이비엽과 황련의 복합추출물의 염증감소 효과를 연구했다. 그 결과, 아이비엽 및 황련 복합추출물을 투여한 군에서는 기존 미세먼지 및 황사 노출군보다 폐포 대식세포 수가 감소한 반면, 염증유발자인 리포다당류(LPS)를 투여해 염증이 유도된 군에서는 대식세포수가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고, 미세먼지 및 황사 노출군에서는 그 수가 더욱 크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아이비엽 및 황련 복합추출물이 미세먼지 및 황사로 인한 폐의 전염증 사이토카인(염증반응에서 증가되는 염증매개체)을 감소시키고, NF-ĸB(염증반응을 유발하는 신호전달경로)의 신호 전달을 억제시키는 경향도 확인됐다.

연구진은 “아이비엽 및 황련의 복합 추출물이 미세먼지, 황사로 인한 폐염증 반응을 개선했고, 폐기도 병리학적 변화 개선 효과 또한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안국약품 관계자는 “이번 연구를 통해 황사나 미세먼지 흡입으로 손상되기 쉬운 폐를 보호함으로서 국민건강의 질을 높이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기준 진해거담제 시럽의 처방액(UBIST 기준)은 약 1156억원으로, 이 중 아이비엽 및 황련 복합추출물의 의약품 규모는 28%(319억)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비엽 및 황련 복합 추출물의 뛰어난 효과는 천연물 진해거담제 신약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발견됐으며, 효과와 안전성을 입증해 2011년 3월 ‘전문의약품’으로 허가를 받았다. 같은 해 10월 국내 제약사가 출시한 아이비엽 및 황련 복합추출물의 의약품은 진해거담제로 현재 널리 처방되고 있다.

조민규 쿠키뉴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