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일’한 당신, 부담없이 떠나라~

입력 2019-06-19 19:13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지난해 국내 여행산업 활성화 등을 위해 도입한 근로자 휴가지원 사업의 반응이 뜨거웠다. 지난 5월 중순 참여 근로자 및 가족들이 강원도 속초 한화리조트 설악 쏘라노에서 나전칠기 공예체험. 관광공사 제공

㈜태운에 근무하는 정모씨 가족은 지난해 12월에는 경남 통영으로, 올 1월에는 전남 여수로 여행을 다녀왔다. 이들은 통영에서 필수 체험코스인 루지를 타며 즐거운 한때를 보냈다. 날씨가 쌀쌀해 손이 시렸지만 아이들은 즐겁고 행복해했다. 통영의 매력 관광지인 동피랑·서피랑 벽화마을 여행도 빼놓지 않았다. 여수에서는 펜션에서 물놀이 등을 즐기며 가족 간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었다.

정씨 가족의 여행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국내 여행산업 활성화 등을 위해 도입한 근로자 휴가지원 사업에 힘입었다. 사업은 지난해 3월 27일 도입돼 같은 해 6월부터 본격화됐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근로자가 대상이다. 휴가를 신청한 근로자가 20만원을 부담하면 기업과 정부가 각각 10만원을 지원해 모두 40만원의 여행경비를 마련해준다. 전용 온라인 몰 ‘베네피아’(www.vacation.benepia.co.kr)에서 국내 여행상품, 숙박시설, 체험·레저입장권, 교통 등에 사용할 수 있다.

지난 15일 전용 온라인 몰 이벤트 상품으로 전남 담양 죽녹원에서 단체기념촬영. 관광공사 제공

반응이 뜨거웠다. 대기업 대비 낮은 임금으로 인해 여행에 부담을 느꼈던 근로자들이 일종의 소확행(작지만 일상에서 느끼는 진정한 행복)을 만끽하게 된 것. 덕분에 14개월만인 지난 7일 현재 이용자 수는 2만1000명을 기록했다. 올 연말까지 1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관광공사는 내다보고 있다. 정부가 책정한 예산은 지난해 20억원, 올해 80억원 등 100억원이다. 1차 계획 기간인 2022년까지 사업이 이어진다면 전체 예산은 약 300억원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강원도 강릉에서 컬링을 체험하고 있는 모습. 관광공사 제공

관광공사는 19일 오전 10시 서울 드래곤시티에서 ‘근로자 휴가지원사업 참여기업 담당자 워크숍 및 우수기업 시상식’을 개최하고 사업 실태조사 결과도 발표했다.

참여기업 관계자 250명을 대상으로 열린 행사에서 사업 활용방안 및 전용 온라인몰 소개, 전년도 우수 참여기업 시상 및 사례발표, 참여근로자들로 구성된 SNS 서포터즈 임명식 등이 진행됐다.

지난해 사업에 참여한 기업 중 전문가 평가 등을 통해 휴가문화 조성과 국내여행 활성화에 기여한 기업들이 우수 참여기업으로 선정됐다. 태운과 네트빌이 문체부 장관상을, 엠서클·쉐보레나운바로서비스·어반플랫폼·윌러스표준기술연구소·아임디엔엘이 관광공사 사장상을 수상했다.

안영배 한국관광공사 사장이 19일 구광회 ㈜태운 대표(오른쪽)에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을 수여하고 있다. 관광공사 제공

이와함께 지난해 사업에 참여한 기업 관계자 208명 및 근로자 1019명을 대상으로 지난 2월부터 조사한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사업참여 기간 동안 국내여행 일수(8.5일) 및 횟수(4.1회)가 모두 전년동기 대비 50% 이상 증가했으며, 정부지원금(10만원) 보다 약 9.3배(92만5524원)를 총 여행경비로 사용해 국내여행 소비촉진 효과도 컸다.

또 참여 근로자의 54%가 당초 계획에 없던 국내여행을 다녀왔으며 40%가 해외여행에서 국내여행으로 계획을 변경한 것으로 조사돼 국내여행의 신규 수요 창출에도 기여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사업 참여를 통해 연차휴가 사용률(82.8%)이 전년보다 증가했으며 참여기업에는 직원만족도 증진 및 복리후생이 좋은 기업이미지를 형성하는 데 도움이 돼 참여기업(86.8%)과 근로자(86.1%) 모두 높은 추천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광공사 김석 관광복지팀장은 “우수 참여기업 선정 및 실태조사 분석 등을 통해 근로자 휴가지원사업의 성과와 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고, 내년에는 더 많은 기업과 근로자가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올해 초 8만명 모집에 이어, 중도퇴사 예상인원 등을 감안한 7000명을 추가로 현재 모집하고 있는 만큼 이번 기회를 잘 활용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관광공사는 지난달 30일부터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 근로자 7000명에 대해 2차 모집에 들어갔다. 기업이 홈페이지(vacation.visitkorea.or.kr)에서 신청하면 된다(전담지원센터 1670-1330).

남호철 여행전문기자 hc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