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루퍼트 넬슨(88)이 펴낸 사진집이다. 그는 한국전쟁 당시 강원도에 있는 포병부대에서 측량병으로 복무했다.
‘헬로 코리아’는 당시 그가 틈틈이 찍은 사진 가운데 인상적인 작품을 추려서 엮은 책이다. 1953년 1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한반도 사람들의 모습이 담겨 있다.
저 사진도 책에 있는 사진 100여장 중 하나다. 제목은 ‘두 여인’. 53년 10월에 촬영한 것으로 사진 옆에는 다음과 같은 짤막한 문장만 실려 있다. “(당시) 일하는 어머니를 돕기 위해 어린 동생을 돌보는 소녀의 모습은 어디를 가나 흔히 볼 수 있었다.”
사진집을 한 장씩 넘기고 있노라면 그 옛날 우리네 할아버지 할머니의 삶이 어땠을까 생각하게 된다. 저자는 고국으로 돌아갔다가 다시 태국으로 떠나 그곳에서 30년 넘게 선교사로 일했다. 그는 서문에 “한국에서 지낸 13개월은 나의 첫 외국 생활이었다”며 이렇게 적었다.
“미국에서와는 너무나 달랐지만 한국의 농촌에서 만난 사람들은 내가 자란 중서부의 시골 사람들을 떠올리게 했다. 역사는 기억되어야 하고 또 그로부터 학습되어야 한다.”
박지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