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지방시대] “충북에 바다를 주세요”… 미래해양과학관 건립 총력전

입력 2019-06-20 20:32
충북도는 지난 3월 미래해양과학관 유치추진위원회를 발족하고 100만인 서명운동에 돌입했다. 충북도 제공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우리나라는 대부분의 시·도가 바다와 인접해 있지만 충북은 내륙 한 가운데 위치해 바다와는 멀직이 떨어져 있다. 해양 관련 시설조차 하나도 없다. 현재 충북을 제외한 모든 시·도에는 국·공립 과학관이나 해양문화시설 등 57개의 관련 시설이 들어서 있다.

이런 이유로 충북도는 ‘바다 만들기’ 사업인 미래해양과학관 건립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 도는 미래해양과학관 유치추진위원회를 발족하고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100만인 서명운동도 펼치고 있다. 오는 9월까지 오프라인 20만명, 온라인 80만명 서명을 받아 청와대와 국회, 중앙부처 등에 전달할 계획이다.


지난해 12월 말 기획재정부는 이 사업을 예비타당성 조사 대상으로 선정했고, 현재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예비타당성 연구용역을 진행 중이다. 그 결과는 오는 10월쯤 나올 예정이다. 이 조사를 통과하면 2022년부터 2024년까지 공사를 거쳐서 2025년에는 미래해양과학관이 개관될 전망이다.

충북의 해양과학관 유치 도전은 이번이 세 번째다. 2010년 ‘해양수산문화체험관’이란 이름으로 첫 도전에 나섰지만 정부의 예비타당성 대상 사업 심사에서 탈락하며 유치에 실패했다. 이어 ‘청주 해양과학관’으로 도전한 2017년에는 한국개발연구원의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B/C(비용대비편익)가 낮게 나와 무산됐다.

도는 청주시 청원구 정상동 밀레니엄타운에 지하 1층, 지상 3층에 건축연면적 1만5175㎡ 규모의 해양과학관 건립을 계획하고 있다.

해양과학관이 들어설 밀레니엄타운은 청주국제공항, KTX 오송역과 5~10분 거리에 위치하고 있다. 충청내륙고속도로, 중부고속도로, 경부고속도로, 당진~영덕고속도로가 교차하고 있어 전국 어디서나 교통이 편리하다. 2022년에는 천안~청주공항간 복전철이 통과한다.

해양과학관은 해양어드벤처관, 해양로봇관, 해양바이오관, 해양생태관 등이 들어선다. 사업비는 1150억원이 투입된다. 미래해양과학관은 단순한 해양 역사, 문화 등 과거 지향 콘텐츠를 지양하고 4차 산업 등 미래지향적 해양가치 위주로 건립할 방침이다. 게임과 오락성 등 에듀테인먼트 기능에서 벗어나 청소년들이 미래 직업을 생각할 수 있는 과학관을 구상하고 있다. 건물 외관을 중생대 바다 화석인 암모나이트 모양으로 만들어 바다의 느낌이 물씬 묻어나게 할 방침이다.

해양과학관에는 해양바이오관, 해양로봇관, 해양생태관, 해저체험관, 해양어드벤처관 등이 들어선다. 해양바이오관에는 바이오쇼, 오션바이오랩, 미래직업체험관으로 조성된다. 해양로봇관은 국내외 다양한 해양로봇의 개발 과정을 전시하고 해양생태관은 해양기후체험관, 해양생태모험관, 해양에너지관, 극지생태관, 미래직업체험관으로 구성한다. 해양어드벤처관에는 국내 최초의 복합영상관을 구축한다.

도가 2017년 한국해양과학기술원에 의뢰한 연구용역에 따르면 이 해양과학관을 건립하는 과정에서 2018억원의 생산유발 효과와 802억원의 부가가치 유발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된다. 고용유발 효과는 1632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됐다. 해양과학관을 운영하면 매년 생산유발 291억원, 부가가치 133억원, 고용창출 443명의 효과가 예상된다.

이시종 충북도지사는 20일 “바다 없는 충북에 미래해양과학관을 건립하는 역발상이야말로 혁신이며 문재인 정부가 추구하는 포용국가로 가는 길”이라며 “길게는 우리나라가 진정한 해양강국으로 나가는 첩경”이라고 밝혔다.

청주=홍성헌 기자 ad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