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솟는 키움·힘겨운 NC… 5강5약 깨지나

입력 2019-06-20 04:02
올 시즌 초 나란히 순항했던 키움 히어로즈와 NC 다이노스 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키움은 주전들의 부상에도 불구하고 대체 선수들의 활약으로 3강이 가시권인 반면, 한때 1위까지 올랐던 NC는 추락하고 있다. 최근 키움 상승세의 주역인 김하성이 힘차게 타격을 하는 모습. 뉴시스

최근 프로야구 5강 팀 중 키움 히어로즈와 NC 다이노스가 상반된 길을 겪고 있다. 키움은 투타 주요 선수가 빠졌음에도 힘을 내고 있는 반면 NC는 무너진 마운드에 잇단 실책까지 겹치며 5위 자리도 위협받는 상태로 전락했다.

키움은 시즌을 앞두고 SK 와이번스, 두산 베어스와 함께 ‘3강’으로 분류됐지만 투타의 핵인 박병호와 조상우가 극심한 부진을 겪으며 순위가 하락했다. 실제 ‘홈런왕’ 박병호는 지난달 5일 이후 한달간 타율이 9푼 가까이 떨어져 결국 지난 5일 2군으로 떨어졌다. 마무리 조상우는 지난달 평균자책점이 무려 10.29까지 치솟았고 어깨 부상까지 겹쳐 지난 10일 1군에서 제외됐다. 당연히 당시 팀 성적은 36승 31패로 5위까지 떨어진 상태였다.

하지만 키움은 곧바로 반전을 이뤘다. 키움은 19일 KT 위즈를 8대 2로 물리쳤다. 차포가 빠졌지만 이후 가진 8경기에서 7승을 거뒀다. 순위도 LG 트윈스와 승차없이 4위에 올랐을 뿐 아니라 2위 두산과의 승차도 4.5경기로 좁혔다. 다시 ‘3강’ 진입을 위한 시동을 건 것이다.

키움의 오주원이 지난 18일 KT 위즈와의 경기에서 9회초 힘차게 공을 뿌리고 있다. 뉴시스

키움은 김하성이 박병호의 공백을 완벽히 메우고 있다. 김하성은 박병호가 빠진 6일부터 이날까지 홈런 네 방에 13타점을 쓸어 담았다. 조상우가 비운 마무리 자리는 베테랑 오주원이 가세했다. 오주원은 조상우가 1군에서 말소된 10일 이후 5경기에 등판해 1승 4세이브를 거두고 있다. 이 기간 평균자책점은 ‘제로’다.

여기에 키움은 지난달까지만 해도 들쑥날쑥한 모습을 보이던 외국인 선발 에릭 요키시가 한국 무대에 완전히 적응한 것도 호재다. 요키시는 최근 3경기에서 21.2이닝 동안 단 1점도 허용하지 않는 압도적인 투구를 펼쳤다.

반면 NC는 순위가 급전직하하고 있다. NC는 새 구장 창원NC파크와 ‘공수겸장’ 양의지 영입 효과 등으로 지난달까지만 해도 호시탐탐 선두까지 노렸다. 그런데 최근 투타 밸런스가 무너지며 어려운 경기를 하고 있다. NC는 이날도 두산에 0대 1 영봉패를 당하며 5연패 늪에 빠졌다. 이제 5강 5약이 깨지는 이변의 희생양이 될 가능성까지 대두되고 있다. 실제 NC는 4위 키움과의 승차가 5.5경기까지 벌어졌다. 반면 6위 삼성 라이온즈와의 승차는 5경기로 좁혀졌다.

NC 이우성이 헛스윙을 하는 모습이 최근 팀의 하락세를 보여주는 듯하다. 뉴시스

최근 NC의 경기를 살펴보면 방망이가 좋으면 마운드가 무너지고, 투수가 잘 던지면 타선이 침묵한다. 실제 NC 마운드는 18일 잠실 두산전에서 볼넷 11개와 몸에 맞는 공 1개를 쏟아내 자멸했다. 하지만 바로 그 다음날 경기에선 드류 루친스키가 7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지만 타선이 단 한 점도 내지 못해 패했다. 외국인 투수 에디 버틀러가 어깨 통증으로 전반기에 나올 수 없는 점도 악재다.

야수들의 잇단 실책도 아쉽다. 박석민은 SK와의 주말 3연전에서 매 경기 실책을 범했다. 18일 두산전에선 6-5로 앞서던 5회말 2사 3루에서 권희동이 김재호의 파울타구를 잡지 못해 결국 볼넷을 내줬고, 그것이 빌미가 돼 대역전패를 당했다.

타선에선 외국인 타자 크리스티안 베탄코트의 부진이 심각하다. 베탄코트는 시즌 초 포수와 외야수를 오가며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줬지만 이달 들어 11경기에서 타율 0.189(37타수 7안타) 1타점에 그쳤다. 이에 지난 16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NC는 외국인 타자 교체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