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 자립도 226위 예천군, ‘막 퍼준’ 고액 강연료 논란

입력 2019-06-19 19:42

‘김제동 대(對) 엄홍길=1500만원 대 500만원.’

고액 강연료 논란을 일으켰던 개그맨 출신 방송인 김제동씨가 인구 5만4000여명에 불과한 경북 예천군 주최 특강행사에서 청중 600여명에게 강연하고 1500만원의 강연료를 받은 것으로 확인돼 다시 한번 세인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청중 1명당 25만원 이상의 강연료를 받은 셈인데다, 이 지방자치단체가 10년 이상 개최해온 해당 행사에서 역대 가장 많은 강연료를 챙긴 인사로 기록됐기 때문이다.

예천군은 지난해 11월 23일 김씨를 초청해 ‘김제동의 톡 투유 콘서트-사람이 사람에게’라는 주제의 ‘예천 아카데미’ 행사를 개최했다. 김씨는 90분짜리 특강을 한 뒤 1500만원을 받았다. 앞서 군은 같은 해 3월 7일 산악인 엄홍길씨를 초청해 같은 장소에서 ‘도전과 극복’이란 주제로 행사를 개최한 뒤 500만원을 지급했다. 히말라야 해발 8000m 이상 16좌를 세계 최초로 정복한 세계적인 산악인 엄씨 강연료보다 김씨에게 3배 이상의 강연료를 준 것이다.

예천군은 매년 2100만원의 예산을 편성해 놓고 유명강사를 초청해 강연을 듣는 예천 아카데미를 10년째 계속해 왔으며, 통상 초청인사에게 500만원 정도의 강연료만 지급해왔다.

이와 관련, 예천군청 홈페이지에는 김씨의 고액 강연료에 대한 논쟁이 뜨겁게 진행되고 있다. 재정이 열악한 예천군이 강연회를 연 것 자체가 예산낭비라는 지적이 대부분이다. ‘예천군에 바란다’라는 게시판에 글을 올린 김모씨는 “재정자립도 12.7%로 전국 226위인 예천군이 세금을 그렇게 낭비해도 되는지 실망스럽다”고 적었다. 군 관계자는 “이 특강은 전문업체에서 주선했으며 정치적이거나 이념적인 내용은 없었다”고 했다.

예천=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