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월 전기료 가구당 1만원 깎아준다

입력 2019-06-19 04:03

여름철(7~8월) 전기요금을 깎아주고, 평소에는 현재 3단계 구간을 유지하는 누진제 개편안이 확정됐다. 최대한 많은 전력소비자에게 전기요금 부담을 줄여주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르면 다음 달 사용분부터 1541만 가구(2017년 기준)의 전기요금이 평균 17.8% 할인된다.

하지만 한국전력공사의 적자가 더 늘어난다는 건 약점이다. 정부는 무더울수록 한전의 재정 부담이 커지는 딜레마를 과제로 안게 됐다.

산업통상자원부 민관합동 전기요금 누진제 태스크포스(TF)는 18일 회의를 열고 3개 개편안 중 여름철 요금 부담을 완화하는 ‘누진 구간 확장안’을 최종 권고안으로 확정했다. 여름철마다 ‘전기요금 폭탄’ 논란이 불거지는 걸 고치려는 취지다. 최종 권고안은 요금 할인 효과가 전기 사용량에 상관없이 골고루 돌아간다는 장점을 지닌다. 산업부 관계자는 “3개 안 가운데 가장 많은 가구가 혜택을 받는 1안을 최종 권고안으로 확정한 것”이라며 “2안은 여름철 누진제를 사실상 폐지하는 효과가 있지만 전기를 많이 사용하는 가구에만 혜택이 돌아간다. 3안은 약 1400만 가구의 전기요금이 올라갈 수 있다는 점에서 검토가 더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최종 권고안은 기존 3단계 누진체계를 유지하되 여름철(7~8월)에 누진 구간(월 사용량)을 확대하는 걸 뼈대로 한다. 7~8월에는 현재의 3단계 구간(1단계 200㎾h 이하, 2단계 200㎾h 초과~400㎾h 이하, 3단계 400㎾h 초과)을 1단계 300㎾h 이하, 2단계 300㎾h 초과~450㎾h 이하, 3단계 450㎾h 초과로 바꾼다. 누진 구간에 따른 기본요금은 동일하다. 기본요금은 1단계 ㎾h당 93.3원, 2단계 ㎾h당 187.9원, 3단계 ㎾h당 280.6원이다.

이렇게 하면 기온이 평년 수준(2017년 기준)일 때 1541만 가구는 여름철 전기요금에서 월 평균 9486원(17.8%)을 아낄 수 있다. 지난해처럼 폭염이 기승을 부릴 경우 1629만 가구가 월 평균 1만142원(15.8%)의 할인 혜택을 누린다. 다만 전기요금을 깎아주는 만큼 한전의 부담은 커진다. 최종 권고안의 총 요금 할인 규모는 평년 기준으로 2536억원, 폭염이 있는 해 기준으로 2874억원에 이른다. 정부는 재정을 일부 지원해 적자보전을 해주겠다고 말하지만 구체적 방안은 아직 없다.

한전은 최종 권고안을 검토한 뒤 전기요금 공급약관 개정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정부는 전기위원회 심의·인가를 거쳐 새 요금제를 확정·도입한다. 이르면 다음 달부터 새로운 누진제가 적용될 예정이다.

세종=전성필 기자 f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