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와 제천, 음성 등 충북지역에서 사과·배나무에 피해를 주는 과수화상병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어 과수농가는 물론 방역당국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방역당국은 기존 발생지역을 중심으로 7월 중순까지 발생이 증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어 긴장감이 고조되는 상황이다.
18일 충북도에 따르면 과수화상병은 지난 5월 20일 충주시 산척면에서 처음 발생한 후 인근 동량면, 소태면에 이어 제천시 백운면, 음성군 소이면으로 번지고 있다. 이날 오전 현재 도내에서 과수화상병 확진 판정을 받은 농가는 모두 62곳(41.9㏊)이다. 충주시가 41곳(26.6㏊)으로 가장 많다. 이어 제천시 19곳(14.3㏊), 음성군 2곳(1.0㏊)이다. 검사 중인 의심 신고가 89곳에 달해 추가 발생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현재 발생 농가의 매몰 면적은 30.6㏊(44곳)이고 11.3㏊(18곳)은 매몰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농가의 피해액도 불어나고 있다. 올해는 지난해 농가에 지급한 손실보상금 158억원(매몰 51.1㏊)을 넘어설 전망이다.
과수화상병은 금지병해충에 의한 세균병으로 주로 사과와 배 등 장미과 식물에서 발생한다. 감염됐을 경우 잎·꽃·가지·줄기·과일 등이 마치 화상을 입은 것처럼 갈색 또는 검정색으로 변하며 마르는 증상을 보인다. 문제는 아직까지 뚜렷한 치료제가 없다는 점이다.
과수화상병의 감염 원인과 경로 등은 아직 명확히 규명되지 않고 있다. 병원균이 수년간 잠복해 있다가 발병 환경이 좋아졌을 때 발현하는 것으로 추정될 뿐이다. 외부 기온이 25~29도일 때 병원균 증식이 활발해지고 나무의 조직이 약화됐을 때 병원균이 활성화된다. 비·바람 등 기상과 곤충 등 전염 원인이 다양한 것으로 알려져 있고 과수원 자체가 개방된 공간이어서 전염 차단에 한계가 있다.
도는 과수화상병 확산 방지를 위해 방제약제 추가 살포와 미생물제를 활용한 과원 소독, 연막소독 등 안간힘을 쓰고 있다. 지난달 의심 신고가 처음 접수된 이후 대책 상황실과 지역담당관제도 운영하고 있다. 과수화상병이 발생했거나 의심 신고가 접수된 충주와 제천, 음성에선 종합상황실을 마련하는 등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도 관계자는 “과수화상병은 현재까지 뚜렷한 치료법이 없고 피해 규모가 큰 만큼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며 “과수화상병이 더 이상 다른 지역에 확산되지 않도록 방어선을 추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청주=홍성헌 기자 ad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