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에 먼저 간 시진핑… 이달 방한 무산

입력 2019-06-17 23:36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방북을 결정하면서 시 주석의 이달 방한은 무산됐다. 다만 문재인 대통령은 오는 28~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할 때 한·중 정상회담을 갖고 시 주석으로부터 방북 결과 등을 전달받을 것으로 보인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17일 “G20 정상회의 전후로 시 주석의 방한 계획은 없다”며 “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국과 중국은 (양자) 정상회담을 갖기로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구체적 일시는 협의 중에 있다”고 밝혔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파푸아뉴기니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시 주석과 양자 회담을 하고 양국 관계를 더 돈독히 하기 위해 조속한 방한을 요청했다. 당시 시 주석은 “내년(2019년) 중 편리한 시기에 한국을 방문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부터 초청을 받았다. 내년에 시간을 내서 방북할 것”이라고 했다. 올해 남북을 모두 찾겠다고 한 것이다.

이에 시 주석이 중국과 혈맹관계인 북한을 먼저 방문하고, 이어서 한국을 찾는 ‘남북 동시방문’이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지만 일단 불발됐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시 주석 입장에서도 어차피 G20 정상회의에서 문 대통령을 만날 테니 한국에 올 필요성이 없어진 것 등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G20 정상회의 이후에도 기회가 된다면 시 주석이 남북을 동시방문할 수 있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청와대는 시 주석이 이번에 방한하지 않더라도 G20을 계기로 한 한·중 정상회담을 통해 북한 속내를 공유하고, 한반도 비핵화 문제를 충분히 논의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미국과 무역전쟁을 벌이는 중국 입장에선 한국을 적어도 적으로 돌리지 않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 정부도 북·미 대화가 교착된 상황에서 북한의 마음을 돌리려면 중국 협조가 절실하다. 청와대 관계자는 “중국과 물밑에서 정상회담 의제 등을 협의하고 있다.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